학교측 교육청 평가 수용…교육부 동의 가능성 커
서울시교육청이 20일 미림여고에 대해 자율형 사립고 지정취소를 결정함에 따라 이 학교의 운명에 관심이 쏠린다.미림여고는 올해 교육청의 운영성과 평가에서 경문고·장훈고·세화여고와 함께 기준점에 미달했다.
다른 세 학교가 청문회에 출석해 지적사항에 대해 해명하고 적극적인 개선의지를 밝힌 것과 달리, 미림여고는 의견서를 내고 평가 결과를 수용, 자사고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림여고가 이 같은 결정을 한 배경은 신입생 모집과 재정 운용의 어려움 때문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의 자사고 취소 결정은 교육부의 동의를 얻어야 최종 확정된다.
작년 서울교육청이 지정취소한 자사고 6개교는 교육부가 교육청의 결정을 뒤집어 현재 자사고로 정상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미림여고와 재단측은 스스로 일반고 전환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교육부가 서울교육청의 지정취소 방침에 동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교육부는 교육청의 공문을 접수한 날부터 최대 50일 이내에 지정취소 동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교육부가 지정취소에 동의하면 미림여고는 자사고 지위를 반납하고 2016학년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다만, 신입생이 아닌 기존 재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자사고 학생으로의 지위를 유지한다.
교육청은 일반고 전환이 최종 확정되면 미림여고에 대해 예산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각종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작년 조희연 교육감 취임 직후 내놓은 일반고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자진해 전환하는 학교들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해놓고 있다.
다만, 미림여고는 자사고 포기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교육청의 운영성과 평가에서 기준점에 미달해 지정취소되는 것이므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미림여고 학부모들의 반발이 변수다.
이 학교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또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측의 일반고 전환 의지만 듣고 학부모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자사고 지정취소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교의 미래를 위선과 독단으로 결정하고 학생과 학부모를 기만한 재단과 학교는 정의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미림여고가 일반고로 전환된다면 교육청의 자사고 평가로 지정이 취소돼 일반고로 전환되는 전국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동안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자사고 지위를 포기하는 경우는 몇 차례 있었지만, 교육청의 평가에서 기준점에 미달해 자사고 지정취소된 경우는 없었다.
서울의 경우 자사고 지정 초기인 2012년과 2013년 각각 동양고와 용문고 등이 신입생 지원 정원을 채우지 못해 자사고 지위를 스스로 포기해 일반고로 전환했다.
작년에는 광주 숭덕고가 자사고 지정 취소를 신청해 교육청이 이를 승인했다. 숭덕고는 올해부터 일반고 자격으로 학생을 모집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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