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실패하면 문제아 낙인이 문제… 예술 교육으로 상상력 키워야 인재”

“대입 실패하면 문제아 낙인이 문제… 예술 교육으로 상상력 키워야 인재”

입력 2014-12-16 00:00
수정 2014-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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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청소년 돕는 美 ‘빅 소트’ 대표 앤터니

대학 입시에서 중도 탈락하거나 실패한 이들은 ‘문제 학생’이 되는 우리의 교육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미국의 문화예술교육 전문 비영리기관인 ‘빅 소트’(Big Thought)의 대표 지지 앤터니(52)는 ‘지역 사회와 연계한 예술 교육’을 꼽았다. 1987년 설립된 이 기관을 이끄는 앤터니는 교육·행정 전문가로 2010년 미국 커뮤니티 예술교육단체 조합이 주는 ‘국가예술리더십’ 등 여러 상을 받았다. 위기 청소년을 위한 교육과 기획 등을 위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초청으로 방한한 그를 15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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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 소트’ 대표 앤터니
美 ‘빅 소트’ 대표 앤터니
→빅 소트는 생소한데, 어떤 단체인가.

-우리는 상상력이 학습의 핵심이라 생각한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과 연계될 수 있는 창조적 프로그램을 만든다. 위기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인 ‘크리에이티브 솔루션스’, 문화·예술 교육을 통해 지역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댈러스 시티 오브 러닝’ 학교와 지역 문화기관과의 연계를 도모하는 ‘아츠 파트너스’ 등을 운영한다.

→위기 청소년 프로그램들의 장점은.

-학생들에게 학업을 강요하는 사회에서는 이에 부합하지 못하는 많은 이들이 이른바 ‘위기 청소년’으로 분류된다. 이런 이들에게서 문제가 발생한다. 악순환을 끊으려면 성공이 단순히 유명한 대학에 진학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위기 청소년을 대하는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단기적인 문제에 대처하거나 품행 교정 등에 제한됐다. 우리는 문화·예술과 연계해 이런 청소년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활용하는 프로그램 모델을 개발했다. 한국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 있다면.

-교사들이 직면하는 큰 장벽 중 하나가 ‘시험을 위한 교육’이다. 암기를 해야만 시험에 합격할 수 있고, 교육 역시 이런 방향에 초점을 맞추면 학생들은 합격 또는 불합격이라는 이원화의 틀에 갖히게 된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학습하고, 기존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른바 ‘21세기적 기술’을 갖추도록 도와야 한다. 21세기적 기술에는 인내, 유연성, 혁신, 비판적 사고와 문제 해결력 등이 포함된다.

→한국에서 이 프로그램이 성공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예술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예술을 배우는 학생들은 시험 성적이 더 우수하고, 대인 관계나 정서적 측면에서 뛰어나다. 시민 사회에 대한 참여 의식도 높다. 그러려면 예술이 교과 과정의 주변이 아니라 핵심이 돼야 한다. 우선은 예술가들을 교사로 활용해 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생들이 교실을 떠나 미술관이나 문화 기관을 자주 방문하는 방법 등을 권한다.

→최근 한국에 무상급식, 무상보육이 사회적 화두인데.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은 학생들이 공평한 경쟁을 하도록 돕는 훌륭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한국은 앞으로 이를 넘어 학생 개인에 맞춤화된 학습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한국이 학생들에게 있는 21세기적 기술을 개발하고, 학생들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 모델을 만들길 기대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4-12-1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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