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명 뽑는데 학부모 150여명 몰려… 시교육청 하루전에 중복 불가 공문
“아이 유치원 한 번 보내기가 정말 어렵네요.”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중유치원. 서울 사립유치원 가군(264곳)의 추첨이 이뤄진 이날 41명의 원아를 뽑는 이곳에 모인 학부모 150여명은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전날 시교육청이 각 교육지원청과 시내 유치원에 ‘2015학년도 원아모집에서 중복 지원·중복 등록한 유아는 모든 유치원에서 합격이 취소된다’는 공문을 내려보낸 것. 앞서 시교육청은 사립유치원은 가군(4일), 나군(5일), 다군(10일)으로, 공립유치원은 가군(10일)과 나군(12일)으로 나눈 뒤 추첨일당 한 곳씩 총 네 차례만 지원하도록 하는 개선안을 발표했다.
4일 서울 영등포구 영중유치원에서 한 학부모가 추첨을 하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학부모들은 “혼란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손녀와 함께 온 이모(67)씨는 “집에서 가까운 유치원이 모두 사립 가·나군에 속해 있어 두 군데밖에 지원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이모(34·여)씨는 “3월 전에 종로에서 영등포로 이사 올 계획이 있어 유치원을 알아보는데 중복 지원은 하지 말라면서 군도 제대로 알려 주지 않아 직접 돌아다니며 확인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추첨이 시작되자 모두 숨을 죽였다. 남아 1명만 모집하는 ‘만 5세’에는 4명이 지원했고 3명이 참석했다. 단상 위에 준비된 네모난 통에 노란색 공 하나와 흰 공 두 개가 들어갔다. 먼저 한 아버지가 손을 넣어 노란 공을 뽑았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부러움의 탄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남은 두 아이의 어머니는 망연자실하게 대기번호를 뽑았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4-12-0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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