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B 만점 4%… ‘물수능’ 논란
13일 치러진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해에 비해 국어는 어렵게, 수학과 영어는 쉽게 출제됐다. 수학B형의 경우 만점자가 4%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영어 역시 한 문제를 틀리면 2등급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서는 ‘쉬운 수능’이 필수적이라는 교육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실력보다 실수가 대학을 결정하는 ‘물수능’이라는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입시 전문가들은 인문계에서는 국어B형과 사회탐구가 변별력 확보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보면서도 자연계는 수학B형이 쉽게 출제돼 상위권에서의 대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EBS 교재 연계율은 대부분 70% 선이었지만 영어는 75.6%에 달했다.
양호환 수능출제위원장(서울대 역사교육학과 교수)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올해 수능에서는 영어영역의 난이도를 조정해 쉽게 출제하려고 노력했다”며 “국어와 수학은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게, 영어는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국어가 기존에 출제되지 않았던 지문과 유형이 포함돼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수학B형도 최고난도 문제가 없는 등 변별력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영어는 ‘지나치게 쉬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EBS 교재 연계율이 높은 데다 신유형도 없어 상위권에서는 실수가 등급을 가를 것으로 평가된다.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수능 세계지리 출제 오류 사건을 감안해 재발 방지를 위해 검토위원을 증원하는 등 절차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오는 17일까지 문항에 대한 이의 신청을 받고 영역별로 2명 이상의 외부 전문가를 포함시켜 철저하게 검증할 방침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2014-11-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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