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수능’ 전면개편 불가피
교육계는 2014학년도 세계지리 출제 오류 사태가 교육부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 내다봤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31일 “피해를 당한 모든 학생들을 구제하겠다”며 머리를 숙였지만, 교육부가 그동안 너무 안이하게 대응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반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교육부가 추진하는 쉬운 수능, 절대평가 도입 등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교육계는 교육부가 수능 문제 출제 오류로 피해를 본 학생들을 구제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반복되는 출제 오류 사태를 막으려면 근본적인 대입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교육 당국이 분명히 책임져야 할 문제인 만큼 보상뿐 아니라 재발방지책을 확실하게 마련하고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물어 처벌해야 한다”며 “수능에 부여되는 변별력이 너무 과도하다 보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수능을 자격고사로 전환하는 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수능을 쉽게 출제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과 같은 대입 시스템에서 절대평가는 자칫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입시업체인 진학사의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지금처럼 대학들이 학교 내신을 못 믿는 상황에서 수능을 자격고사화하면 여러 부작용이 나타난다”며 “영어가 쉬워지자 반영 비율을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대학들도 생겨나고 있다.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들이 납득할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세종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4-11-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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