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민, 황교안 총리에 물병과 날달걀 세례! 탑승 버스 둘러싼 장기 대치

성주군민, 황교안 총리에 물병과 날달걀 세례! 탑승 버스 둘러싼 장기 대치

김상화 기자
김상화 기자
입력 2016-07-15 15:50
수정 2016-07-1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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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반발하고 있는 경북 성주 군민들이 15일 예정지 현장 등을 방문한 황교안 총리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날계란과 뚜껑을 연 물병을 던지며 거세게 항의했다. 성주 군민 500여 명이 트랙터 등으로 황 총리가 탄 미니버스를 에워싸며 경찰과 3시간째 ‘대치‘ 하는 등 갈등이 고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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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설명하는 총리에 물병 투척
사드 설명하는 총리에 물병 투척 15일 경북 성주군청에서 주민들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관련 설명을 하는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물병을 던지자 경호원 등이 이를 막고 있다. 연합뉴스
황 총리 등은 이날 헬기를 타고 경북 성주 군부대에 도착해 사드 배치지역을 둘러본 뒤 오전 11시쯤 성주군청을 찾았다. 당시 청사 앞 주차장 등에는 주민 3000여명이 모여 ‘사드배치 결사반대’ 등을 외치고 있었으며, 이 중 일부가 황 총리 등 정부 관계자에게 곧바로 날계란 2개, 물병 등을 던지기 시작했다.

황 총리는 셔츠와 양복 상·하의에 계란 분비물이 묻은 상태로 주민에게 “사드 배치를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송구하다”며 “북한이 핵도발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국가 안위가 어렵고 국민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대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주민이 아무런 걱정 없이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민 사이에서 갑자기 “개xx야” 등 욕설과 함께 고성이 쏟아져 나왔고 정부 관계자들 쪽으로 물병 수십 개와 계란, 소금 등이 날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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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총리 탄 버스 막아선 주민들
황교안 총리 탄 버스 막아선 주민들
잠시 뒤 다시 설명을 이어간 황 총리는 “성주군민 여러분 죄송하고 거듭 죄송합니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주민 안전과 건강에 문제가 있다면 배치를 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 뒤를 이어 한 국방장관이 “여러분이 걱정하는 사드 전파가 주민 건강에 전혀 유해하지 않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겠다”고 밝히자 사방에서 뚜껑이 열린 물병과 계란 등이 황 총리 등에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이날 “정부는 우리 성주군민을 버리느냐. 왜 일방적 희생만 강조하냐”며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일부 성난 주민은 경호 인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황 총리 일행은 군청사 안으로 급히 철수했다가 인근에 주차된 미니버스에 올라탔다. 그러나 곧바로 주민 500여명에게 둘러 싸였다. 사복 경찰과 총리 경호원 300여명은 주민이 버스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등 주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한편, 성주지역 초등 3곳과 고교 1곳 등 4개 학교 학생 20여명은 학부모의 주도로 사드배치를 항의하는 등교거부를 했다. 또 학교별로 수십명씩이 집단 조퇴도 했다.

성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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