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초중고 28.5% 3천294곳 비정규직 참여…내일까지 계속
도시락 지참, 빵·우유 대체급식이나 단축수업·현장학습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9일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급식 등에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 학교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비정규직 완전 철폐와 근속수당 5만원 인상 등을 주장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급식 조리원을 비롯한 전국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날 파업에 들어가며 학교 급식과 특수교육 등에 차질이 예상된다. 2017. 6. 29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급식조리원과 교무보조원, 돌봄전담사, 특수교육보조원 등 학교에서 일하는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는 약 38만명이며, 이 가운데 5만명가량이 노조에 가입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1만2천518개 국·공립 초·중·고 가운데 28.5%인 3천294곳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1만4천991명이 이번 파업에 동참했다.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제주와 경북·울산·전북 지역 비정규직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해 일단 이날 파업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전북과 대구 비정규직노조는 30일 파업에 합류한다.
비정규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여한 학교 가운데 급식이 중단된 학교는 1천929곳으로 전체 파업참여 학교의 58.6%였다.
이 중 515곳은 학생들에게 미리 도시락을 싸오라고 알렸고 1천149곳은 빵과 우유 급식, 159곳은 단축수업, 114곳은 현장학습이나 학예회 등으로 파업에 대처했다.
세종은 전체 공립학교(112곳)의 87.5%에서 급식중단 사태가 빚어졌다.
광주(44.44%)와 강원(40.71%), 부산(30.05%), 경남(29.94%), 전남(29.74%), 경기(24.81) 지역도 급식중단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대전의 급식중단 비율은 10.61%였고 인천(9.82%), 서울(6.55%), 충북(1.52%) 등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비정규직노조가 일찌감치 파업을 예고해 교육청과 학교별로 대책이 마련됐지만, 급식중단 등에 따른 불편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서울 관악구 신림고등학교에서는 점심 무렵 학생들이 외출증을 끊어 학교 밖에서 밥을 먹거나 피자 등 먹을거리를 사오기도 했다.
신림고에서는 도시락업체에 단체로 밥을 주문한 학급도 있었다.
성동구 광희중학교에서는 1교시가 끝나는 오전 9시30분께 자녀에게 도시락을 전달해주러 달려온 학부모도 보였다.
비정규직노조는 파업에 돌입하면서 “불법 파견과 무기계약직 고용 등 학교 비정규직은 비정규직 문제의 ‘종합 백화점’ 격”이라며 “고용 환경은 여전히 불안하고 정규직과의 처우 차별도 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비정규직은 근속이 쌓일수록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가 심해진다”면서 “근무 2년 차부터 근속수당을 지급하고 1년에 5만원씩 인상해야 한다”고 처우 개선을 촉구했다.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주최 측 추산 2천여명이 참석한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서 박금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위원장은 “2007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지만 무기계약직은 정규직이 아닌 ‘무기한 비정규직’이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만나 직접 정규직화를 약속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29일 지역별 행사를 진행한 비정규직노조는 30일에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민주노총 집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선 시·도 교육청과 협력해 파업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장기파업이 아닌 데다 급식중단 학교비율도 높지 않지만 학사 운영에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조리사·영양사를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이틀간 파업을 벌여 200여개 공립 초·중·고교가 급식에 차질을 빚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