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 탄핵 이후] ‘헌재 불복’ 외쳤던 태극기… 본격적인 정치 세력화 행보

[3·10 탄핵 이후] ‘헌재 불복’ 외쳤던 태극기… 본격적인 정치 세력화 행보

입력 2017-03-12 23:10
수정 2017-04-1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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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기국, 서울광장서 입당 독려

정광용 “진짜 승부는 59일 후”
경찰 33개 중대 배치·일대 혼잡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지난 1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에 참가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탄핵 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 해산, 탄핵심판 재심 등을 요구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지난 1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에 참가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탄핵 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 해산, 탄핵심판 재심 등을 요구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발하는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은 지난 11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모여 ‘탄핵 불복’을 주장하면서 정치세력화를 도모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들은 지난 11일 오후 2시부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1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를 갖고 탄핵 무효를 촉구했다. 집회를 주관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지난달 말 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했으며 이날 서울광장에 입당 원서를 비치하고 집회 참가자들에게 입당 원서 작성을 독려하는 등 본격적인 정치세력화 행보에 나섰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진짜 승부는 59일 후”라며 “황교안 총리(대통령 권한대행) 자택에 쳐들어가 출마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엔 시간이 없기 때문에 황 총리도 더이상 망설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당원을 모집하던 정모(42)씨는 “기존 정치권과 언론이 태극기집회에 모인 시민들의 애국심을 왜곡하고 축소해 탄핵 사태까지 이어지게 됐다”면서 “많은 시민의 힘을 모아 제도권으로 직접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탄기국 측은 지난달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새누리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기국 측은 이날 ‘우리는 패배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어제 헌재의 탄핵 판결은 헌재발 역모였고 반란이었다”며 “최소한의 구성 요건인 정족수마저 외면하고, 말도 안 되는 판결문으로 국민을 우롱하면서 정의와 진실을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참가자를 제외하고 경찰과의 충돌을 극히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4시 20분쯤부터 을지로 방향으로 평화적으로 행진하고, 오후 6시에 대한문 앞에 돌아와 2부 집회를 연 뒤, 오후 8시쯤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오후 5시부터 시작한 광화문광장의 촛불집회와 맞집회가 열렸지만 역시 충돌은 없었다. 이날 집회에서 시민 엄모(40·여)씨는 “헌재가 법원에서 판결이 나지 않은 특검 조사 결과를 탄핵 사유로 인용했기 때문에 무효”라며 “헌재를 해체한 뒤 다시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모(74)씨는 “탄핵 이후 새로운 시대를 창출하기 위해 한국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원집정부제로 개헌을 해 안보 의식이 투철한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이들의 광화문 광장 진입을 막기 위해 33개 중대를 배치했다. 또 충돌을 예상해 이전과 달리 차벽에는 펜스를 쳐 시위 참가자들이 오르지 못하도록 했다. 경찰은 헌재의 선고 당일인 10일 발령했던 ‘갑호 비상’(100% 경력 동원)을 이날부터 ‘을호 비상’(50% 경력 동원)으로 낮추었지만 만약을 대비해 207개 중대, 1만 6500여명의 경력을 준비시켰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7-03-1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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