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 탄핵 이후] “이게 정의다” 환호한 촛불… 웃음 속 마지막까지 평화시위

[3·10 탄핵 이후] “이게 정의다” 환호한 촛불… 웃음 속 마지막까지 평화시위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7-03-12 23:10
수정 2017-03-13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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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환 앞 기념촬영·축하 폭죽

추가 수사 요구·세월호 인양 등 ‘풀지 못한 과제’에 대한 우려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이튿날인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0차 촛불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을 환영하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폭죽을 터뜨리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이튿날인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0차 촛불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을 환영하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폭죽을 터뜨리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지난해 10월 29일부터 매주 토요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밝힌 촛불집회가 지난 11일 20회를 마지막으로 134일에 걸친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을 규탄하고 대통령 탄핵을 요구한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대통령 파면 결정을 끌어낸 데 대한 기쁨을 나누고 즐거움을 만끽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주최한 ‘촛불승리 20차 범국민행동의 날’ 행사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시작했지만 시민들은 낮 12시부터 광장을 채웠다.

두 아이와 함께 광화문을 찾은 허모(48)씨는 “우리나라에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살아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폭력 없이 평화롭게 오늘까지 집회를 이어 온 국민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광일 퇴진행동 집회기획팀장은 “4개월간 1600만명이 함께 싸워 탄핵 결정을 이끌어 냈다”고 전했다.

광장에는 ‘촛불 국민이 직접 정치하는 나라’ 등 현수막이 내걸렸고, 촛불 승리를 기념하는 화환이 30여개 설치됐다. 이날 본집회 뒤에는 그간 실시했던 소등 행사 대신 탄핵 축하 폭죽을 터뜨렸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글귀를 적은 풍선을 띄우고, 시민들은 ‘이게 나라다 이게 정의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시민들은 드디어 평온한 주말을 맞게 됐다며 기뻐했다. 박모(40)씨는 “주말을 되찾은 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면서 “촛불이 괴물 같은 존재를 이겼다고 하지만 청산해야 할 적폐가 많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민들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풀지 못한 과제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수사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시민 설모(29·여)씨는 “박 전 대통령이 아직까지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철저한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

이날 집회 현장에서 만난 세월호 희생자 정예진(2014년 당시 17세)양의 아버지 정종만(49)씨는 “탄핵은 됐지만 아직 세월호 인양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면서 “시민들께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는 사실만 잊지 않아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로 20회를 이어온 촛불집회는 막을 내렸다. 퇴진행동은 앞으로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 촛불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오는 25일에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다음달 15일에는 세월호 참사 3주년을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7-03-1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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