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어 로또’…수능 10명중 무려 7명 선택

‘아랍어 로또’…수능 10명중 무려 7명 선택

입력 2016-12-07 10:37
수정 2016-12-0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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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응시율 71.1%로 쏠림 현상 과열

대학수학능력시험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 아랍어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해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17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보면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 아랍어 I을 지원한 응시자는 5만2천626명으로 전체의 71.1%나 차지했다.

제2외국어·한문 응시자 가운데 10명 중 7명은 아랍어 시험을 본 셈이다. 이같은 비율은 지난해 아랍어 응시자 비율(52.8%)에 비해서도 크게 늘어난 것이다.

수능에서 아랍어 시험이 추가된 것은 현행 선택형 수능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부터다.

2005학년도 시험 첫 해만 해도 아랍어 응시자는 중동 지역에 살다 온 학생 등 위주로 531명에 불과했다. 2005학년도 본 수능에 앞서 실시된 9월 모의고사에서는 아랍어 응시생이 단 1명에 그치기도 했다.

이처럼 아랍어는 초기엔 외면받는 과목이었으나 오히려 그 점이 학생들을 끌어모으는 요인이 됐다. ‘지원자도 많지 않은데 조금만 공부하면 쉽게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 2005학년도 첫해 531명에 그쳤던 응시생은 이듬해 수능에서 2천184명, 2007학년도 5천72명, 2008학년도 1만3천588명, 2009학년도 2만9천278명 등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아랍어 응시자가 전체의 절반을 넘어서더니 올해 수능에서는 급기야 70%까지 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다른 제2외국어 과목 지원자는 초라할 정도로 줄어들었다.

일본어 8.1%(5천987명), 중국어 5.4%(3천982명), 베트남어 I 4.9%(3천613명), 한문 I 4.3%(3천147명) 등이고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은 응시비율이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학생들이 오로지 ‘점수’를 위해 아랍어를 선택하는 비정상적 상황의 문제점을 출제기관인 평가원도 인식하고 있다.

이용상 평가원 수능 기획분석실장은 “‘아랍어 로또’ 보도가 나오고 있어 학생들이 이왕이면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 아랍어를 선택하자는 심리로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수능에서 해결하기보다는 교수·학습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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