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 ‘통보’ 받고 참여”…의혹 불거지자 한달 만에 사임
설립과 대기업 모금 과정 등을 놓고 ‘권력 개입’ 의혹이 제기된 K스포츠재단의 정동구(74) 초대 이사장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재단을 금방 떠났으며, 재단에 대해 아는 것도 없다고 21일 말했다.정 전 이사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만나 “제가 처음 이사장으로 지명됐다는 걸 알지 못하다가 김필승 이사에게서 들었다”며 “김 이사에게서 ‘전경련에서 그렇게 됐다’는 말을 들어 알게 됐다”고 밝혔다.
정 전 이사장은 K스포츠재단의 초대 이사장으로 초빙됐지만 약 한 달 만에 사임했다.
K스포츠재단은 정 전 이사장에게 제안하기도 전에 정관에 그를 이사장으로 올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 전 이사장이 자신에게 이사장 임명 소식을 알린 인물로 주장한 김 이사는 K스포츠재단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재단 관련 의혹이 불거진 이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이사장은 “처음에 재단 목적이 좋다고 생각해 이사장직을 맡게 됐지만, 이후 남북관계가 나빠지고 마땅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직을 장악하려고 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무슨 얘기인지 아시지 않느냐”면서 “제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뭐하러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세간에선 제가 재단에 대해 다 아는 줄 아시는데 저는 거기 오래 있지 않았고 그만두고 나온 뒤엔 잊어버렸다. 아는 게 없다”고 부연했다.
1964년 도쿄 올림픽 레슬링 라이트급에 출전해 6위에 오른 정 전 이사장은 은퇴 후 국가대표 전임코치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정모를 배출하는 산파 역할을 했다.
일선에서 물러난 뒤로는 한국체육대학교 학장, 대한체육회 이사, 아시아대학스포츠연맹(AUSF) 회장 등을 지냈다.
그는 재단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한웅재 부장검사)에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