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반대” 문재인, 그의 2012년 ‘인권선언’ 살펴보니

“동성애 반대” 문재인, 그의 2012년 ‘인권선언’ 살펴보니

오세진 기자
입력 2017-04-26 09:37
수정 2017-04-2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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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밤 방송된 대통령선거 후보자 초청 TV토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동성애 반대”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의 이 발언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의 토론 과정에서 나왔다.
문재인 “동성애 반대” 논란
문재인 “동성애 반대” 논란 지난 25일 밤 방송된 대통령선거 후보자 초청 TV토론회에서 문재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동성애 반대”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동성애 반대하십니까”라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질문에 “예, 반대하죠”라고 답한 발언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 JTBC 방송화면 캡처
홍 후보 : 군에서 동성애가 굉장히 심합니다. 군 동성애는 국방전력을 약화시키는데 어떻습니까?

문 후보 : 예, 그렇게 생각합니다.

홍 후보 : 그래서 동성애 반대하십니까?

문 후보 : 예, 반대하죠.

이후 문 후보는 토론 말미에 “차별은 반대한다”면서 “성적 지향을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추가로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토론 중에 나온,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문 후보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토론 직후 긴급 규탄 성명을 발표해 “상식적인 인간이라면 군 내 동성애가 국방력을 약화시킨다는 저질 질문에 사실 검증을 먼저 따져 물어야했다”면서 “성적 지향은 찬성이냐 반대이냐의 문제가 아니며, 자연스러운 인간 특성의 하나다. 문재인의 발언은 성소수자의 존재, 인간의 다양성을 부정하며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조장하는 혐오 발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 후보의 토론회에서의 동성애 관련 발언은 그가 2012년 제18대 대선 후보 시절 발표한 ‘인권선언’ 내용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 후보는 2012년 12월 10일 ‘세계인권의 날’을 맞아 이른바 ‘문재인의 인권선언’을 발표했다. 그는 당시 “1948년으로부터 64년이나 지났지만 아직 ‘인권’은 못다 이룬 숙제”라면서 “누구나 존중받으며 사는 사회, 국가가 단 한 사람의 인권도 소홀히 하지 않는 사회를 원한다”고 말했다.

26일 당시 ‘문재인의 인권선언’ 발표 내용을 보면, 문 후보는 10대 인권 과제를 언급하며 아래와 같이 밝힌 적이 있다.

“셋째,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인권교육법을 제정하겠습니다.”

“넷째, 모든 국민이 인권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의 인권 보장에 힘쓰겠습니다.”

이어 문 후보는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받는 사회, 사람이 돈보다 대우받는 사회, 정의와 인권이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 누가 만들 수 있겠습니까?”라면서 자신이 대통령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정의와 인권이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를 만들고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의 인권 보장에 힘쓰겠다”고 천명했던 문 후보가, 비록 전날 토론 말미에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은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그 전에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단정적으로 말한 만큼 단순한 말실수가 아닌 문 후보의 인식의 문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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