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조언자’ 김정숙 여사
김정숙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달 23일 광주·전남언론 초청 토론회에서 자신에게 비선 실세가 없음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문 전 대표의 최대 조언자이기도 한 김정숙(63)씨는 남편에 대한 차가운 호남 여론을 돌리기 위해 지난 6개월 동안 매주 화·수요일 이틀씩 광주를 찾는 행보를 이어 왔다. 김씨는 되도록 정치·언론계 인사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수행원 1명만 데리고 호남 지역 민심을 문 전 대표에게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자청하고 있다.
김씨는 스스럼없는 성격으로 지역 어르신들에게 붙임성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고구마’라는 별명을 가진 문 전 대표의 보완재격으로 시원한 ‘동치미’ 내조를 하고 있다는 평도 듣는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설 이후로는 전남과 광주를 매주 1박 2일로 가는 일정”이라며 “이번 주는 전남의 한 섬에 들어가 어르신들께 인사드리고 마을회관에서 숙박하는 비공개 일정을 갖는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가 호남을 방문하면 주로 지역의 공공기관이나 당을 위해 조직된 사람들을 만나는 것과 달리 김씨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주로 소규모 행사에 참석하며 호남 바닥 민심을 전해듣고 있다. 김씨는 광주를 찾을 때마다 허달재 의재미술관장이 무등산 기슭에 운영하는 ‘춘설헌’에서 묵고, 동네 대중목욕탕을 찾아 지역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왔다. 경희대 성악과 출신인 김씨는 간혹 행사장에서 ‘희망의 나라로’, ‘그리운 금강산’ 같은 가곡을 어르신들에게 불러주기도 한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7-02-09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