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측 “총리 다른 정당에…장관도 여러 정당서 영입해 대탕평 내각”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측은 26일 다시 불거진 ‘반문(반문재인) 후보 단일화’를 일축하며 대선 후 협치 모델을 강조하고 나섰다.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과반 정당이 없는 5당 체제가 유지되는 만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을 겨냥해 ‘협치를 기반으로 하는 개혁정치’ 카드를 내세워 지지율 정체국면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일관되게 연대론 및 후보단일화에 선을 그어온 안 후보는 바른정당발(發) 3자 단일화론에 대해 단호한 불가 의사를 거듭 밝혔다.
안 후보는 전날 TV토론에서 “선거 전 연대는 없다고 거짓말하지 않고 100번 넘게 말했다”고 선을 그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당선 이후 협치의 밑그림을 더 내놓았다. 안 후보는 “집권 후에 담대한 협치와 연정, 그것을 국민께서 보실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통해 개혁한다”고 강조했다.
협치 모델로 ‘연정에 가까운 형태’라고 언급해왔던 안 후보가 연정 구상을 점점 구체화 하고 있다.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박지원 대표도 전날 선대위 회의에서 “안 후보가 대통령이 돼도 국민의당에서 총리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해 다른 정당의 인물을 총리로 영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총리부터 국민의당 인사가 맡고 다른 정당의 인물이 맡고 장관들도 여러 정치세력에서 영입해 연정 형태의 대탕평 내각을 만들면 당연히 개혁을 추진하는 데 힘이 모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정의 구체적인 형태와 대상에 대해선 당장 언급하기 어렵다는 게 안 후보 측의 입장이다. 대선 후 정치권에 변동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안 후보가 내세워온 통합내각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을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전략본부장인 김성식 의원은 통화에서 “안 후보가 승리해 기득권 패권 정치에 충격이 가해지기 때문에 안 후보는 ‘정치권에 빅뱅이 올 수 있다’고 했다”면서 “연정은 해야 하되 연정의 대상과 형태를 언급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말했다.
안 후보 측의 조심스러운 태도에는 ‘대선 후 협치 및 연정’에 대한 강조가 ‘대선 전 연대’로 왜곡돼 전달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있다.
당장에 안 후보 측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이 마치 안 후보가 보수진영과의 연대를 할 것처럼 내몰아서 호남과 진보·중도 지지층의 이탈을 유도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인식을 보이고 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안 후보가 TV토론에서 꾸준히 밝혀온 단일화에 대한 거부 의사를 다시 분명하게 밝혔음에도, 문 후보는 TV토론에서 ‘후보 단일화가 될 경우 그야말로 적폐연대라고 규정하고 싶다’며 단일화 프레임으로 안 후보를 몰아가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양순필 대변인은 “문 후보는 오매불망 반문 단일화가 실현되기만 고대하는 모양”이라면서 “문 후보는 진정 풍차와 싸우는 돈키호테처럼 자기들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적폐연대라는 허깨비를 향해 돌진하는 문키호테가 되려는가”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 측은 문 후보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동요하지 않고 대선 레이스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스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4∼25일 전국 유권자 1천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3월 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 성별 연령별 등 가중값 부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안 후보의 지지율은 26.4%로 문 후보(40.4%)보다 14.0%포인트 뒤졌다.
김 의원은 “여소야대에서 다양한 협치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국민이 알고 있다”면서 “편협한 패권세력이 누구이고, 합리적 개혁을 바탕으로 두루 아우를 세력이 누구인지에 대해 국민이 최종적으로 결단을 모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