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큰집 돌아와야” 劉 “무자격 후보”… 보수 단일화 신경전

洪 “큰집 돌아와야” 劉 “무자격 후보”… 보수 단일화 신경전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17-04-02 22:08
수정 2017-04-0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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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한국당 큰집론’…유승민 ‘인수합병론’에 강경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간 ‘단일화 신경전’이 격화하고 있다. 홍 후보가 ‘한국당 큰집론’으로 유 후보를 ‘인수·합병’(M&A)하려 하자 유 후보가 강하게 반발하며 강경론으로 맞서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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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우택 원내대표, 홍 후보, 이철우 사무총장, 김선동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우택 원내대표, 홍 후보, 이철우 사무총장, 김선동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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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가운데)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2일 경북 의성군 의성공설시장을 찾아 오는 12일 경북 상주·의성·군위·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김진욱(오른쪽)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며 지역민과 만나 웃고 있다. 의성 연합뉴스
유승민(가운데)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2일 경북 의성군 의성공설시장을 찾아 오는 12일 경북 상주·의성·군위·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김진욱(오른쪽)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며 지역민과 만나 웃고 있다.
의성 연합뉴스
홍 후보는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주재한 선거대책회의에서 유 후보를 향해 “일시적으로 가출했지만 이제 가출의 원인이 없어졌으니 돌아오는 게 순리”라면서 “돌아오는 것을 주저하고 조건을 내건다는 것은 보수 우파 진영을 궤멸시키려는 의도밖에 안 된다. 어린애도 아니고 응석을 부리는 건 옳지 않다”라고 했다.

홍 후보는 전날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하나의 당인데 무슨 후보가 둘이냐”면서 “유 후보가 50억원(선거보조금)을 받은 뒤 한국당과 합당하면 정치적 사망에 이른다. 영원한 ‘제2의 이정희’가 된다”고 압박했다. 2012년 대선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국고보조금 27억원을 받은 뒤 선거 3일전 사퇴해 ‘먹튀’ 논란이 일었던 것에 빗댄 것이다.

유 후보도 날 선 발언으로 응수했다. 유 후보는 이날 4·12 경북 상주·의성·군위·청송 국회의원 재선거 지원 유세 현장에서 “바른정당이 한국당으로 돌아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면서 “한국당이 빨리 해체돼 그 후보(홍 후보)는 그만두고, 바른정당에 올 분은 오는 게 맞다”고 했다. 이어 “한국당은 지금 변한 게 하나도 없다. 대선 후보도 자격이 없는 굉장히 부끄러운 후보를 뽑았다”며 홍 후보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앞서 유 후보는 “아직도 (박 전 대통령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TK(대구·경북)에 숨어서 정치하려는 세력을 완전히 몰아내야 TK가 산다”며 한국당 내 친박(친박근혜)계를 정조준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경북 의성 현장선거대책회의에서 “어떻게 바른정당이 배신자인가. 친박이 배신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배신자”라고 말했다. 이어 “경북만 아직도 한국당에 눌러앉아 이러고 있다”라며 “부끄럽지 않나”라고 언성을 높였다. ‘보수의 심장’ 격인 TK에서 박 전 대통령을 정조준함으로써 한국당과의 적통경쟁을 놓고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홍 후보는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 본격 돌입하는 등 한국당을 ‘홍준표당’으로 빠르게 전환시키고 있다. 홍 후보는 이날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에 김선동(재선·서울 도봉을) 의원, 당 사무총장에 이철우(3선·경북 김천) 의원을 임명했다. 비서실장은 경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윤한홍(초선·경남 창원 마산회원) 의원이 맡게 됐다. 당헌에 따라 대선 후보는 당무 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해 가지기 때문에 홍 후보는 사실상 당 대표 권력까지 접수했다고 볼 수 있다.

유 후보는 지난 1일부터 3일 동안 자신의 근거지인 TK에 머무르며 민심 회복에 나섰다. 3일에는 TK 민심의 ‘풍향계’ 지역인 대구 서문시장을 찾는다. 홍 후보도 서문시장을 재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머잖아 두 후보의 ‘대구 민심 쟁탈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른정당은 4일 선대위를 공식 발족할 예정이며 3선의 김세연 의원이 사무총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7-04-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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