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론 모여 일부는 뭉칠 것 관측… 朴에 실망한 편도 있어 분열 강화
전문가들 “대선에 큰 영향 없을 것”3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은 대선을 39일 앞두고 벌어진 또 하나의 변수다. 특히 탄핵 정국으로 인해 둘로 나눠진 보수 진영의 선거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이후에도 자유한국당 친박근혜계 의원들을 비롯해 극우 세력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냈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 격앙된 감정에 동정론이 더해져 강경한 보수 지지층이 더욱 뭉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다른 한 편으로는 파면에 이어 구속까지 된 박 전 대통령에게 실망감을 갖고 이번 대선에 집중할 것이라는 기대도 따랐다. 두 가지 상황이 굳어질수록 보수의 분열은 강화되는 것이다.
이날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대선 후보로 확정된 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모든 슬픔과 어려움을 뒤로 하고 대동단결로 새로운 시대를 함께 열어가자”고 다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안타깝다”면서 “다시는 이런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을 ‘과거’로 정리하고 ‘미래’를 합리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이 대선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은 이미 예상됐던 측면이 많았고 강경 보수 지지층 아닌 일반 국민들은 구속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홍준표·유승민 단일화에 대해 한국당 강경파에서 유 후보와의 단일화를 반대하겠지만 그것도 일시적일 수 있다”면서 “정권을 내주는 것만은 절대 안 된다는 의지가 모이면 결국 단일화에 동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17-04-01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