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손질한 ‘비례’마저 퇴짜… 한선교 등 지도부 총사퇴

황교안, 손질한 ‘비례’마저 퇴짜… 한선교 등 지도부 총사퇴

입력 2020-03-20 01:46
수정 2020-03-20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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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미래한국당 갈등 일단락

黃대표, 영입인재들 당선권밖 배치 격노
수정안마저 “당선권 여전히 부족” 거부
韓대표 “가소롭다” 직격탄 날리고 사퇴

원유철·정갑윤 의원 등 4명 탈당해 이적
미래한국당 오늘 의총… 새 지도부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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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한선교 대표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사퇴 기자회견 중 목을 축이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비례대표 후보 수정 명부가 선거인단 투표에서 부결되자 곧바로 사퇴를 선언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한선교 대표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사퇴 기자회견 중 목을 축이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비례대표 후보 수정 명부가 선거인단 투표에서 부결되자 곧바로 사퇴를 선언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9일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수정해 올린 비례대표 공천 후보자 명단을 선거인단 투표에 부쳤지만 부결됐다. 이에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가 총사퇴하며 통합당의 위성정당 전략은 20일 구성되는 차기 지도부가 이끌게 됐다. 통합당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원유철, 정갑윤 의원 등이 미래한국당으로 넘어가 새 지도부를 꾸릴 전망이다.

미래한국당은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비례대표 공천 명단에 대한 선거인단 투표를 실시한 결과 총 61명이 참여해 찬성 13표, 반대 47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는 ‘모(母)정당’인 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공개적으로 미래한국당의 공천을 비판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6일 첫 공천 명단에서 통합당의 영입 인재들이 모두 당선권(20번) 밖으로 밀려나자 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미래한국당 공관위는 재심을 통해 통합당 영입 인재 4명을 앞순번으로 당긴 수정안을 내놨다.

하지만 황 대표는 이날 “이번 선거의 의미와 중요성을 생각할 때 대충 넘어갈 수 없다. 단호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재차 거부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구태 정치, 나쁜 정치와 단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한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였다. 현재의 미래한국당을 위성정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도 해석됐다.

미래한국당 관계자는 “공관위의 두 번째 공천 명단이 선거인단 투표에서 발목 잡힌 건 결국 황 대표의 메시지에 당원들이 부응한 것”이라며 “첫 명단에 대한 투표 때도 반대 의견이 많았는데 당시엔 공관위가 밀어붙이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한 대표는 투표 결과가 나오자 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자진사퇴했다. 한 대표는 “참으로 가소로운 자들에 의해 내 정치 인생 16년의 마지막을, 당과 국가에 봉사하고 좋은 흔적을 남겨야겠다는 내 생각은 막혀버리고 말았다”며 “한 줌도 안 되는 야당 권력, 부패한 권력이 내 개혁을 막아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리고 퇴진한 것이다.

미래한국당 최고위원과 사무총장도 총사퇴를 선언했다. 조훈현 사무총장은 “당헌과 국민 눈높이 공천이 이뤄지지 못한 점 당원과 국민께 사과한다”며 “차기 비례대표 후보 공천이나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의 거취 등은 신임 지도부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래한국당 새 지도부는 통합당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컷오프(공천배제)된 의원들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 원유철·정갑윤·염동열·장석춘 의원은 이날 탈당계를 내고 미래한국당에 입당 원서를 제출했다. 4명 의원의 이적으로 미래한국당 의석은 10석이 됐다. 미래한국당은 20일 의원총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구성한다. 공 위원장은 선거인단 결정에 대해 “부결이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그만두고 나갈 순 없으니 여기서 낙담하지 않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수준까지 명단을 수정·보완하겠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20-03-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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