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내진 강화 마쳤다더니 원안위 통과 21기 중 2기뿐

원전 내진 강화 마쳤다더니 원안위 통과 21기 중 2기뿐

황비웅 기자
황비웅 기자
입력 2017-11-21 22:08
수정 2017-11-22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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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 1·2호기 안전자료도 없어…30여년 동안 위험한 상업운전

한국수력원자력이 국내 원전 24기 중 21기에 대한 내진 성능 강화를 마쳤다고 밝혔으나 지금까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의 규제 심사를 통과한 원전은 2기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실이 한수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이 내진 성능을 강화했다고 밝힌 21기의 원전 중 규제기관인 원안위 심사를 통과한 원전은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뿐이었다.

김 의원실은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원전의 내진 성능 강화사업은 원안위 보고 대상임에도 올해 4월에야 내진 성능 강화가 완료된 원전을 통합해 뒤늦게 보고한 데다 일부 원전은 보강 작업이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전은 고리 3호기를 제외하고 최대 지반 가속도 0.2g(약 규모 6.5)의 지진을 견디도록 설계했다. 한수원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내진 성능을 0.3g(약 규모 7.0) 수준으로 보강하고 있다.

일부 원전은 내진 성능 강화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고리 2호기는 현재 내진 성능 강화사업 진행률이 지난해 9월과 같은 37%에서 멈춰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기기 교체를 위한 외국산 자재 구매와 품질 검증 등이 필요해 보강사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프랑스 알스톰사가 1988~1989년 지은 한울 1·2호기는 당시 건설계약에 내진 검증 문서가 포함되지 않은 게 문제가 됐다. 한수원이 알스톰사로부터 내진 검증 문서를 구매하려고 했지만 일부만 확보해 문서가 없는 상태에서 내진 성능 평가마저 늦어지고 있다. 김 의원은 “한수원이 한울 1·2호기의 주요 안전계통 자료 없이 30여년간 상업운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2017-11-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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