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친박·비박 또 싸우나…洪 “친박은 없다” 진화 시도

한국당 친박·비박 또 싸우나…洪 “친박은 없다” 진화 시도

입력 2017-05-02 16:41
수정 2017-05-0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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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의원들 바른정당 탈당파 비난…탈당파 “보수 대동단결 먼저”‘

자유한국당의 고질적 계파 갈등이 바른정당 의원들의 ‘원대 복귀’ 움직임으로 또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옛 새누리당에서 ‘친박(친박근혜) 패권주의’를 이유로 탈당해 바른정당을 만들었던 비박(비박근혜) 의원 13명은 2일 바른정당을 다시 떠났다.

이들은 아직 한국당 복당을 신청하지 않았고, 한국당은 복당 신청이 들어와도 대선 이후 당헌·당규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힌 상태다.

그럼에도 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한 바른정당 탈당 의원들의 복당은 사실상 정해진 수순으로 여겨진다.

친박 의원들은 이날 개별적으로 바른정당 탈당 의원들에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다.

친박 ‘맏형’인 서청원 의원은 “벼룩에도 낯짝이 있다”는 속담으로 비꼬았다. 유기준 의원은 “한국당이 온갖 수모를 겪고 좌파 세력으로부터 돌팔매질을 당할 때 그들 편에 섰던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탈당 의원들은 “보수 대통합을 요구하는 국민의 염원을 외면할 수 없다”며 ‘좌파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홍 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친박 윤상현 의원은 “보수 대통합은 야밤이 아닌 백주에 홍준표·유승민·조원진 후보가 직접 보수후보 3자 단일화를 이뤄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한국당 내 비박으로 분류되는 심재철 의원은 “좌파 세력에게 자유 대한민국의 운명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민심의 준엄한 명령”을 들어 복당 허가를 요구했다.

바른정당 탈당 의원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 같은 논란의 표면적 이유는 ‘명분과 현실’의 대립으로 요약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바른정당 의원들이 돌아오는 건 정치적 도의에 맞지 않는다는 논리와 어떻게든 힘을 합쳐 불리한 선거판을 뒤집어야 한다는 현실론이 맞서고 있다.

또 이들이 복당해도 선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과 홍 후보가 보수 대표주자로서 가질 상징성을 강조하는 반론이 팽팽하다.

“선거에는 지겟작대기도 필요하다”며 친박을 끌어안았던 홍 후보는 바른정당을 나온 비박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제 친박은 없다”며 계파 해체를 선언했던 만큼, 한국당이 ‘친박 대 비박’의 대립 구도에 언제까지 갇혀 있을 수 없다는 게 홍 후보의 생각이다.

문제는 지난해 말 비박 의원들의 탈당 때도 그랬듯, 이들의 한국당 복당을 두고 벌어지는 갈등의 이면에는 차기 당권과 지방선거 및 총선의 공천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한국당 리더십은 다시 ‘진공 상태’에 놓이고, 올해 여름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권 경쟁이 불가피하다.

차기 당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한다. 총선 공천의 디딤돌인 지역구 조직의 향배가 좌우되는 것이다. 인명진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임명된 약 60명의 당협위원장, 특히 비례대표 의원이 맡은 당협위원장은 복당 의원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친박 패권주의가 박근혜 정권의 실패로 이어졌다는 비박의 비판, 비박의 배신이 탄핵과 조기대선의 원인이라는 친박의 비판도 각자의 정당성을 고집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처럼 친박·비박 갈등의 파열음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친박의 구심점이던 박 전 대통령이 이미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은 데다, 비박의 ‘양대 주주’이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김무성 의원도 여전히 바른정당에 몸담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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