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 文, 토론회 ‘여유 미소’에 염색까지‘모범생’ 安, 소몰이 발성·만세 포즈 주목
조기대선 레이스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유권자의 시선을 붙잡기 위한 이미지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문 후보는 ‘선비’, 안 후보는 ‘모범생’ 등의 별명으로 불릴 만큼 인위적으로 겉모습을 꾸미는 것과는 거리가 먼 타입이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조금이라도 유권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힘을 쏟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평소보다 선거기간이 짧아 정책경쟁 선거가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후보들이 주는 인상이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지금과 같은 박빙의 승부에서는 일단 유권자들의 시선을 1초라도 묶어둬서 나쁠 일은 없다는 것이 두 후보 선대위의 공통적인 판단이다.
문 후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튜디오 사진 촬영에도 거부감을 보일 정도로 작위적인 연출은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벽보 사진을 찍으면서 미국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착용했던 체크무늬 넥타이를 고를 정도로 패션에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염색도 했다고 한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문 후보가 최근까지 염색 효과가 있는 샴푸를 사용했다”며 “아울러 별도로 염색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로 예정된 TV 합동토론회에서 어떤 옷을 입을지, 어떤 표정을 지을지를 두고도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1차 토론회에서는 문 후보는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웃음을 보이면서 ‘편안한 모습’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내부에서는 1등 주자 다운 여유와 안정감을 보여줬다는 호평이 나왔다.
그러나 진지하지 못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오면서, 선대위 내에서는 웃음을 지금보다는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평소의 ‘모범생’ 이미지를 털어내고 ‘강철수’의 면모를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1등 공신은 경선 때 화제가 된 ‘소몰이 발성법’이다. 목소리를 낮고 굵게 깔면서 울부짖는 듯한 창법은 유세현장에서 시민들의 귀를 사로잡으며 화제가 되고 있다.
또 두 팔을 활짝 벌린 채 ‘만세 포즈’로 찍은 벽보 역시 역동성과 도전정신을 잘 드러냈다는 평가가 선대위 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후 안 후보는 유세에서도 소매를 걷어붙이고 ‘만세 포즈’를 반복하면서 유권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동시에 ‘준비된 후보’로서 안정감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건 시급한 숙제다.
1차 TV토론 때는 경쟁자인 문 후보가 시종일관 미소를 띤 것과 달리 안 후보는 딱딱하게 경직된 모습을 보여 실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안 후보는 2차 TV토론을 앞두고 외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받아 표정과 말투를 다듬었다.
이용호 TV토론단장은 “지난 토론 때 메이크업에 문제가 있어 얼굴 색깔이 어두워 보인다는 지적도 있었다”며 “이번에는 세세한 부분까지 챙겼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