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소동 없어…홍준표 선출에 김진태 지지자 야유
30일 실시된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자 선출 전당대회는 다소 맥빠진 분위기에서 진행됐다.애초부터 홍준표 경상남도지사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진 데다, ‘1호 당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날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상황이 분위기를 가라앉힌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가 열린 서울 중구 장충동 장충체육관에 들어찬 약 5천명의 당원과 대의원들은 대체로 차분한 모습으로 행사를 지켜봤다.
행사 시작 전 무대에 오른 청년응원단이 각종 율동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띄우려 했지만, 청중의 호응은 크지 않았다. 지지자들 사이의 불꽃 튀는 응원전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안상수 전당대회 의장 권한대행을 시작으로 지도부가 연이어 인사말을 할 때 장내에는 다소 침통함마저 감돌았다.
안 권한대행은 “우리가 사랑하고 선출했던 대통령이 지금 구속된 안타깝고 슬픈 현실”이라고 밝혔다.
전당대회를 끝으로 당을 떠나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 새벽 안타깝게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면서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밝은 비전과 희망만을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 당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결과 발표에 앞서 진행된 주자간 대담 순서에서 청중은 잠시 활기를 찾았다.
특히 ‘태극기 집회’로 부상한 김진태 의원이 마이크를 잡을 때마다 ‘김진태’를 연호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홍 지사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자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청중들이 일어나 ‘홍준표’를 연호했다. 이때 김 의원을 지지하는 듯한 일부 참석자들이 태극기를 흔들거나 ‘조작’이라고 고함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중에서는 박대출, 유기준, 이장우, 홍문종, 이우현 의원 등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친박 핵심으로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은 불참했다.
지난 17일 비전대회에서 김 의원 지지를 외치면서 행사장을 점령했던 ‘태극기 부대’와 관련된 큰 소동은 없었다.
당에서도 이날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평소 전당대회에서는 내부 입장시 필요한 비표를 큰 제지 없이 나눠줬으나 이날은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친 후에 배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