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표현자유 주장하면서 국정화 지지 교수 겁박”김용태 “국정화는 과거로 후퇴…당론 채택 과정도 문제”
새누리당은 21일 현행 중·고교 역사교과서 집필진의 상당수가 좌편향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하며 국정화 당위성을 거듭 주장했다.그러나 당내 일각에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이 시대 추세를 역행하는 것이며 내년 총선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여권내 ‘교과서 단일대오’에 균열이 커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특히 오는 22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원내대표의 청와대 회동에서 역사교과서 문제를 핵심 의제를 논의해야 하느냐는 문제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군수 재선거가 열리는 경남 고성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 학생들은 좌편향 역사교과서로 우리 역사를 배우고 있다”면서 “좌파들의 강한 사슬이 얽혀져 있기 때문에 이를 도저히 깰 수 없어서 국정화를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재철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미래엔’ 출판사의 역사교과서에 등장하는 농지개혁, 6·25전쟁, 유신체제 등과 관련한 해석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좌편향 집필진’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심 의원은 “미래엔 출판사의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이 8명인데 그 중 두 교수가 민족문제연구소에서 편찬을 했던 사람들”이라며 “이 연구소 소장은 70년대말 최대 공안사건인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 사건에 연루돼 복역했던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회의에서 최근 현직 대학교수 102명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지지 선언을 언급한 뒤 “야당 최고위원이 이분들에게 ‘나중에 후회할 것’이라고 발언했는데 “이분들의 발표가 잘못됐다는 건지, 이분들을 겁주겠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다양성, 자율성,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면서 국정화를 반대하는데 정작 자신들과 의견을 달리하는 양심과 표현의 자유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태도”라며 “이는 그야말로 자기모순”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용태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반대 의견을 거듭 밝히면서 당론 채택 과정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미 10년전에 검인정으로 바꾼 것을 다시 국정화로 가는 것은 과거로 후퇴하는 게 아닌가 하는 국민적 인식이 있다”서 “국정화에 대한 국민적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분위기상 제대로 된 토론이 이뤄질 수 없었다”면서 “당론 채택 과정에서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특히 청와대 5자 회동과 관련,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교과서 문제도 충분히 논의했으면 좋겠다”면서 “계속 외곽에서 빙빙 돌면서 서로 소모전만 할 게 아니라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MBC라디오에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쓰기 위한 집필진 구성을 위해 정치권은 뒤에서 뒷받침하는 게 옳다”면서 “역사 논쟁을 청와대에서 (논의)하는 게 바람직할 것인지는 회의가 든다”고 반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