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주는 첫 선물, 세상을 바꾸는 ‘기부’

딸에게 주는 첫 선물, 세상을 바꾸는 ‘기부’

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입력 2015-12-03 02:04
수정 2015-12-03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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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미래에서 살기 바란다”… 첫딸 얻은 저커버그, 페북 지분 99% 52조원 기부

“엄마와 나는 네가 우리에게 준 희망에 대해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른 모든 부모들처럼 우리는 네가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자라기를 바란단다.”

1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딸의 출생을 알리고 기부를 약속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와 부인 프리실라 챈이 딸 맥스를 안고 행복해하고 있다. 오른쪽 문구는 딸에게 쓰는 편지 형식의 페이스북 글의 일부로 “세상 모든 부모가 그렇듯 우리는 네가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살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저커버그 페이스북 캡처
1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딸의 출생을 알리고 기부를 약속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와 부인 프리실라 챈이 딸 맥스를 안고 행복해하고 있다. 오른쪽 문구는 딸에게 쓰는 편지 형식의 페이스북 글의 일부로 “세상 모든 부모가 그렇듯 우리는 네가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살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저커버그 페이스북 캡처
2012년 결혼 후 세 번의 유산을 겪으면서 얻은 딸, 맥스에게 보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31)의 편지는 평범했다. 그러나 편지에 담긴 메시지는 전 세계에 커다란 울림을 줬다. 그는 재산을 딸에게 물려주기보다 딸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저커버그와 프리실라 챈 부부는 1일(현지시간) 페이스북 홈페이지에 딸 맥스 챈 저커버그를 낳았다고 공개하면서 페이스북 지분의 99%를 생전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99%의 현재 가치는 450억 달러(약 52조 4000억원)다.

딸에게 보내는 저커버그 부부의 공개 편지는 2200단어, A4 용지 6장 분량에 달한다. 편지 형식을 빌렸지만 기부의 의미, 중요성, 방향 등 가치관이 담겼다. 저커버그는 “모든 인간은 잠재력이 있고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면서 “우리는 다음 세대가 살아갈 세상이 더 좋아지도록 투자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빈곤·기아 퇴치, 보편 의료, 포용력 있는 공동체, 여성·어린이·이민자의 평등, 평화 등을 이상향으로 그렸다. 편지에 따르면 기부는 의료, 교육, 환경보호, 지역공동체 사업 등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부부가 자선 재단 ‘챈저커버그이니셔티브’를 만들고 여기에 ‘작은 기부’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커버그는 “우리는 너와 다른 어린이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겠다는 큰 책임을 느낀다. 네가 우리에게 사랑과 기쁨을 준 것처럼, 네 삶도 사랑과 기쁨으로 가득하길 바란다”고 편지를 마무리했다.

저커버그는 두 달간의 육아휴직이 끝나면 구체적인 기부 계획과 방법을 밝힐 계획이다. 뉴욕타임스는 저커버그 부부처럼 젊은 나이에 재산의 대부분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며 기부 문화가 바뀔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글의 자선부문장을 지낸 자선 전문가 래리 브릴리언트는 “그의 경력으로 볼 때 기부 시기와 규모 모두 대단하다”면서 “마크 또래에게 모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5-12-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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