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 SEC에 80만 100주 풋옵션 공시
추락하는 테슬라 주식 2.19% 또 급락
마이클 버리 사이온자산운용 설립자
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버리 설립자는 1분기 말 기준 테슬라 주식 80만 100주(약 5억 3400만 달러·약 6037억원)의 풋옵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통해 공시했다. 그가 보유한 풋옵션은 8001계약이며, 풋옵션 매입 당시 행사가격이나 만기 등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풋옵션은 주식 등을 미래 특정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계약이다. 즉 주가가 떨어지면 이익을 얻는 공매도나 마찬가지다.
버리 설립자는 앞서 지난해 12월 고공행진하던 테슬라 주가를 “말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테슬라에 공매도를 건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이달 들어 20% 이상 급락하며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테슬라는 이날도 이 소식이 전해지며 2.19% 급락했다.
빅쇼트에서 묘사된 것처럼 당시 주가 폭락에 베팅해 떼돈을 벌었던 그는 최근의 인플레이션을 1년 전 정확하게 예측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버리는 트위터에 “테슬라가 수익창출을 위해 규제 크레디트(탄소배출권)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 신호”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를 생산하면 테슬라로부터 탄소배출권을 사들일 필요가 없는 까닭에 테슬라는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뜻이다. 테슬라는 1분기 4억 3800만 달러의 순이익을 냈는데, 탄소배출권 판매 이익이 5억 1800만 달러였다. 테슬라의 지난해 탄소배출권 수익은 16억 달러로 순이익 7억 2100만 달러의 2배를 넘는다. 탄소배출권 판매 수익을 빼면 테슬라는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21-05-19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