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소주 한잔 하시죠, 뉴욕의 교민 변호사 캐롤린 킴

여보 소주 한잔 하시죠, 뉴욕의 교민 변호사 캐롤린 킴

임병선 기자
입력 2021-05-11 13:22
수정 2021-05-1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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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여보(Yobo) 소주다. 철자만 보면 “요보”라고 발음해야 할 것 같은데 우리가 머리에 떠올린 바로 그 여보를 뜻한다.

교민 2세 변호사이자 엄마인 캐롤린 킴이 만들었다. 소량 생산되는 증류식 소주인데, 전통적인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 바로 쌀이 아닌 포도를 원료로 하는 것이다. 여보 소주가 만들어지는 뉴욕의 핑거 레이크 지역이 카토바 포도의 유명한 원산지여서다. 포도 원료와 함께 조주 과정에서 설탕, 방부제 같은 첨가제가 들어가지 않기에, 맛은 상당히 독특하면서도 깔끔하단다. 알코올 도수는 23%.

킴은 10일(현지시간) 야후! 뉴스 트래블+레저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소주는 한국 술로 깨끗하고 맑은 술이었는데 최근에는 여러 첨가제 때문에 맛이 뒤섞여졌다”고 말했다. 현지 셰프들에게 한국 음식을 소개하다보니 요리들에 어울리는 술을 찾게 되고 만들게 됐다며 글루텐이나, 설탕, 보존제, 첨가물이 없는, 심지어 저탄고지(keto) 식단에 어울리는 술을 자연스럽게 만들게 됐다는 것이다.

한국 소주 맛과는 확실히 다르다고 했다. 전통에 대한 사랑, 좋은 친구와 좋은 술을 마시고 싶어하는 감정을 중시해 만들어진 술이라고 했다.

“여보는 친구들과의 좋은 기억 때문에 만들어졌다. 코리아타운에서 녹색 병에 담겨진 소주를 마신 뒤 새벽 2시쯤 피자 한 조각을 베어 물곤 했다. 난 여보에 한국 문화도 미국 문화도 깔려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내가 바라는 것은 음식과 음료 문화 사이에 대화를 많이 하는 일에 기여하고 싶은 것이다.”

여보 소주 판매 수익금은 올해 더 좋은 일에 쓰인다. 코로나19 팬데믹에 고통받는 음식업계와 직원들을 돕는 리팅크 푸드 기금에 기부한다. 이 기금은 지역사회 음식업체들이 가난한 이들에게 한끼를 제공하는 사업도 벌인다. 또 식품업계에 여성 파워를 늘리는 일도 벌이려 한다. 킴은 “여성 업주들은 미국의 주류 산업에서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작았다. 마이너리티 여성이라면 더욱 그랬다. 난 말하자면, 소주와 여보의 얘기에 관심을 둔 많은 똑똑하고 협조적인 파트너들과 함께 일하는 운 좋은 여성이다. 우리의 가장 큰 어려움은 많은 소비자들이 소주가 뭔지 모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것이 우리에게 커다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소주를 새롭게 규정하면 누구라도 호기심을 갖고 우리와 함께 탐험할 것이란 점이다.”

미국인들은 Drizly.com과 Wine.com에 검색하면 36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고 기사는 친절히 안내했다. 킴에게 어떻게 이 술을 마시는지 묻자 “얼음 위에 적시거나 스파클링 워터와 섞거나 귤을 빠뜨려 마신다”고 답했다.

이리저리 검색했더니 와인앤모어란 주류 판매점에서 지난달 여보 소주 750㎖가 3만 3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미국 현지보다 싸지만 국내 소주 360㎖ 한 병에 식당이나 술집에서 5000원 받는 것을 감안하면 호기심에서 맛을 볼 수준인 것 같다. https://www.yobosoju.com/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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