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섬웨어의 습격… 美 최대 8851㎞ 송유관 멈췄다

랜섬웨어의 습격… 美 최대 8851㎞ 송유관 멈췄다

김규환 기자
입력 2021-05-09 22:32
수정 2021-05-10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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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업체 “예방 차원서 시스템 중단”
美 동부 연안 석유류 공급 절반 차질
정상화 지연 땐 美 유가 상승할 수도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업체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랜섬웨어로 의심되는 사이버 공격을 받아 모든 시설 운용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미 정부는 이 업체의 석유정제 제품 송유관이 미 동부 연안지역 연료의 절반을 운송하는 만큼 연료 수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조지아주에 있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사이버 공격을 받은 사실이 확인돼 예방적 차원에서 회사의 모든 시스템 운영을 중단했다”며 “이번 공격은 랜섬웨어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문제를 이해하고 풀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우리 회사의 초점은 서비스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복구와 정상적인 운영을 위한 복귀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랜섬웨어는 컴퓨터 시스템에 침투해 중요 파일에 대한 접근을 차단한 뒤 이를 풀어 주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이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측은 랜섬웨어 공격을 한 주체와 요구사항, 송유관이 언제 정상 가동될지 등에 대에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마이크 채플 노터데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랜섬웨어 공격이 송유관을 관리하는 시스템에까지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은 랜섬웨어 공격이 극도로 정교했거나 사이버 보안이 탄탄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미 남부 텍사스주 멕시코만에 밀집한 정유시설에서 생산한 각종 석유정제 제품을 미 동북부 뉴욕주까지 5500마일(약 8851㎞)에 이르는 송유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 송유관은 하루 1억 갤런(약 238만 2000배럴) 규모의 휘발유와 디젤유, 항공유 등을 공급한다. 이 송유관은 미 동부 석유류 공급량의 45%를 담당하며 동부 해안 항만과 공항 등도 이 송유관을 통해 석유류를 공급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항공기 연료 수요 감소 등으로 그나마 이 지역 석유제품 비축량이 충분하긴 하지만, 송유관 가동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 내 에너지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멕시코만의 태풍 탓에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운영을 중단했던 2017년 휘발유 공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미 정부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에너지 업계, 지방정부 등 각 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부는 “우리는 에너지 부문 합동 위원회, 에너지 정보 공유 및 분석 센터와 협력하고 있으며 에너지 공격에 미칠 수 있는 충격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21-05-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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