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설움 알기에…” 91세 美 6·25 참전용사, 마트에 2000달러 전달

“배고픈 설움 알기에…” 91세 美 6·25 참전용사, 마트에 2000달러 전달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0-12-06 21:00
수정 2020-12-07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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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 없는 휴일’ 기부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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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실내영업 금지’로 길가서 식사하는 미 캘리포니아 주민들
‘식당 실내영업 금지’로 길가서 식사하는 미 캘리포니아 주민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비상인 가운데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레돈도비치의 한 식당이 길가에 차려놓은 식탁에서 주민들이 식사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식당의 실내 영업을 금지하고 테이크 아웃만 허용하고 있다. 2020-12-01 레돈도비치 로이터 연합뉴스
91세의 한국전쟁 참전용사가 배고픈 이들을 도와달라며 미국의 한 마트에 익명으로 총 2000달러(약 217만원)의 수표를 건네 미국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ABC·CNN 방송 등은 “지난달 한 노인인 노스캐롤라이나주 래포드의 마트 푸드라이언에 들어와 고객 서비스 카운터에 1500달러짜리 수표와 500달러짜리 수표를 건네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해당 마트가 지역 푸드뱅크와 17년째 진행 중인 ‘배고픔 없는 휴일’ 프로그램에 1500달러 수표를 냈고, 4인 가족용 도시락 박스(1개당 5달러) 100개를 기부하겠다며 500달러 수표를 냈다. 마트 측은 기업이 기부하는 금액에 비하면 크지 않지만, 17년간 개인 기부 중 가장 큰 금액이라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참전용사는 후원 동기를 묻는 마트 직원에게 “한국전쟁에 참전했는데 당시 전쟁포로가 되어서 2년간 거의 음식을 먹지 못했다. 다음 식사를 언제 어디서 먹을 수 있을지 몰랐다”고 당시의 힘든 상황을 설명했다. 또 그는 당시 몸무게가 90파운드(40.8㎏)까지 줄었다고도 했다. 언론사 취재를 주선하겠다는 마트 측 제언에는 “(기부를 한 건) 홍보나 인지도 때문이 아니다. 그저 평범하고 소박하게 사람들이 배고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미국 기아 구제 단체인 ‘피딩 아메리카’(Feeding America)에 따르면 식량 불안에 노출된 미국인은 5400만명에 이른다. 코로나19 전보다 1700만명이 늘어난 수치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020-12-0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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