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 소고기보다 비싼 제주 봄맛, 입이 호강하네

    소고기보다 비싼 제주 봄맛, 입이 호강하네

    잎이 피지 않고 동그랗게 말린 새순 꺾어야 지천에 핀 백고사리, 가시덤불 속 흑고사리 톡톡, 툭툭 꺾는 손맛에 해마다 투어코스도 ‘귈채’라 불린 임금님 진상품… 맛·향기 일품 제주의 봄나물은 고사리다. 음식점마다 햇고사리 무침을 내놓는다. 가정에서도 고사리 무침이 빠지지 않는다. 4. 5월 제주섬은 고사리 천국이다. 들판과 숲에는 너도나도 요즘 야생 고사리 채취가 한창이다. 고사리를 툭툭 꺾으면서 제주자연이 주는 선물을 맘껏 누린다. 들판이나 숲속에서 빼곡히 고개를 내민 고사리를 찾아내는 눈맛과 손가락으로 툭툭 꺾는 손맛, 여기에다 직접 꺾은 햇고사리를 요리해 먹는 입맛까지 더해 준다. 수년 전부터 고사리만 꺾으러 다니는 고사리 투어가 인기를 끌면서 육지 사람들까지 고사리 꺾기 행렬에 가세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중단됐다. 해마다 서귀포 남원 수망리 일대에서 열리는 고사리 축제도 올해는 취소됐다. 하지만 야생 고사리 채취 열기는 올해도 식을 줄 모른다. 마치 원시시대로 돌아간 듯 너도나도 들판으로 숲으로 야생 고사리를 찾아 나선다. 심지어 해녀들도 잠시 물질을 멈추고 들판으로 향한다. 제주에서 야생 고사리를 꺾을 수 있는 시기는 4월 중순부터 5월
  • 보양식 뺨치는 고사리 육개장 한그릇 하세요

    보양식 뺨치는 고사리 육개장 한그릇 하세요

    햇볕에 삶은 고사리 말려 돼지뼈 육수에 끓여 겉보기엔 걸쭉한 죽, 구수하고 깊은 맛에 매력 풍부한 식이섬유로 포만감… 다이어트 딱이야 고사리 육개장은 제주 토속 음식이다. 4, 5월에 채취한 고사리를 삶아 햇빛에 잘 말렸다가 돼지뼈를 우린 육수에 메밀가루를 넣고 길게 찢은 고사리를 넣어 걸쭉하게 끓여 낸다. 여기에다 고춧가루와 매운 청양고추를 가미하기도 한다. 고사리가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은 흡사 질 좋은 소고기를 씹는 듯하다. 겉보기엔 죽처럼 보이지만 구수하고 깊은 맛을 낸다. 예로부터 제주 경조사 때 먹었으며 보양식으로도 즐겨 먹는다. 가정에서도 흔히 고사리 육개장을 만들어 먹는다. 우선 고사리는 독성을 빼기 위해 잘 삶아야 한다. 보통 끓는 물에 5분 정도 삶으면 되지만 늦게 딴 고사리는 더 삶아야 한다. 삶은 고사리는 물에 담그면 고사리의 향이 떨어질 수 있어 최대한 헹구지 않고 물기를 빼고 식힌다. 돼지 등뼈는 한 번 끓인 물을 버린 뒤 새로 물을 부어 생강, 대파, 마늘, 소주 등을 넣어 삶는다. 삶은 등뼈에 붙은 고기와 삶은 고사리를 잘게 찢어 돼지고기 육수에 고기와 고사리를 넣고 약한 불로 고사리의 형태가 거의 남지 않을 정도로 푹 끓인
  • 너와 나의 시간이 멈춘 듯, 신록에 물들다

    너와 나의 시간이 멈춘 듯, 신록에 물들다

    최근 ‘춘불회(春佛會) 추내장(秋內藏)’이란 말을 들었다. 봄날의 경치로는 전남 나주 불회사의 신록이 으뜸이고, 가을 풍경은 전북 정읍의 내장사 단풍이 최고라는 거다. 내장산 단풍이야 귀에 익다. 한데 과문한 탓에 불회사는 도무지 생경하다. 신록이 전하는 풍경이 어떻길래 내장산 단풍과 견줄 만하다는 걸까. ‘4대강 사업’으로 빼어난 봄 풍경의 동섬이 사라지고 코로나19 탓에 문 닫은 곳도 적지 않지만 그래도 나주의 봄은 화사했다. 드들강의 소박한 풍경이 여전하고, 영산강이 휘돌며 만든 ‘느러지’며, 하루가 다르게 신록의 이파리들을 내놓는 들녘의 나무들도 정겨웠다. 산자락을 타고 신록이 쏟아져 내리는 불회사야 더 말할 게 없다. 이웃한 화순에도 세량제 등 봄의 명소들이 많다. 함께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최근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했다. 코로나19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고는 하나 안심할 단계는 아닌 만큼 아직은 ‘지면 속 풍경’으로만 즐기시길. 산자락의 신록들이 절집을 향해 쏟아져 내리는 듯했다. 불회사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이 그랬다. 불회사를 감싸 안은 덕룡산은 활엽수 관목이 많다. 나무들은 가지 끝에 채도가 제각각인 연둣빛 이파리를 매달고 있다.
  • [여행가방]

    [여행가방]

    ●2년 만에 베일 벗은 ‘하나허브’ 하나투어가 400억원을 들여 2년여간 준비한 차세대 시스템이 공개됐다. 상품검색과 항공, 숙박 비교 검색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일종의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이다. 핵심 프로그램은 ‘하나허브’다. 기존 풀 패키지 중심에서 벗어나 여러 선택관광들을 조합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다. 실시간 항공권 조회 기능을 개선하고 전 세계 주요 도시별 할인항공권을 조회하는 할인 항공권 목록과 일별 최저가, 마일리지 특별적립 운임 등의 정보도 제공한다. 호텔 부문 역시 전 세계 호텔 목록을 3배 이상 확대했고 검색 속도와 검색 필터 기능도 개선했다. ●WE 호텔 제주 ‘봄 이야기 패키지’ WE 호텔 제주는 오는 5월 31일까지 ‘봄 이야기 패키지’를 선보인다. 한라산 전망의 슈페리어룸, 조식뷔페, 스프링 피크닉 세트 제공 등으로 꾸려졌다. 화산암반수를 사용하는 실내 수영장, 야외 자쿠지, 피트니스룸 등도 무료로 제공한다. 천연암반수 야외 수영장은 오는 27일 오픈한다. ●관광공사 ‘여행자의 방2’ 출간 한국관광공사는 ‘한국관광 품질인증’을 받은 478개 업소 중 여행작가 10여명이 선별한 70개 숙박업소를 소개하는 ‘여행자의 방2’를
  • 오랜 벗을 만난 듯, 산벚에 물들다

    오랜 벗을 만난 듯, 산벚에 물들다

    나주와 이웃한 화순에도 봄날의 풍경이 아름다운 곳들이 있다. 세량제는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엄지 척’ 세우는 특급 명소. 천불천탑의 운주사, 화순적벽을 굽어볼 수 있는 ‘신상 여행지’ 별산풍력단지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들이다. 세량제는 1969년 축조된 작은 저수지다. 해마다 봄이면 산벚꽃과 삼나무, 그리고 물안개가 어우러져 펼쳐내는 풍경으로 사진작가들을 애끓게 만든다. 산벚꽃 필 무렵이면 마을 고샅길은 새벽부터 밀려드는 인파로 북적댄다. 수백명의 사진작가들이 제방 위에 늘어서기도 하는데, 이 모습 자체가 독특한 볼거리다. 사진작가들은 대부분 오전 9시를 전후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일반 관광객들은 이때 호젓하게 저수지를 둘러보면 된다. 그런데 사진작가들은 왜 이른 아침을 선호할까. 이유는 빛과 바람, 두 가지다. 먼저 빛부터. 산벚꽃 필 때면 저수지 뒤 산자락에서 해가 뜬다. 이 덕에 아름답고 포근한 역광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산벚꽃이 빼어난 소재가 대 준다. 해가 뜨는 방향과 산벚꽃 피는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그리고 바람. 이른 오전엔 대체로 바람이 불지 않는다. 물결이 일지 않아 저수지는 거울 같은 명경지수가 된다. 그 덕
  • ‘2030·나 홀로’ 걷기여행 늘었다

    ‘2030·나 홀로’ 걷기여행 늘었다

    1인당 지출도 늘어…방문 1위는 제주 올레 걷기 여행을 즐기는 20~30대가 많아지고 ‘나 홀로 걷기’ 여행을 즐기는 경우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0일 발표한 2019년 걷기 여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걷기 여행을 경험한 비율이 지난해보다 6.1%p 늘어 37%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와 30대에서 각각 9.7%p, 12.1%p로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국민 약 1600만명이 연평균 4.2회 걷기 여행을 한 것으로 추산됐다. 걷기 여행에는 가족(50.8%)이나 친구(33%)와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혼자 여행하는 경우도 전년도 5.0%에서 17.7%로 눈에 띄게 늘면서 ‘혼자 여행’ 트렌드가 나타났다. 걷기 여행을 할 때 여행객의 약 57.2%가 숙박여행을 했으며 1회 평균 체류 기간은 1.9일, 방문 지역에서의 1인 평균 지출액은 10만 2631원으로 전년 대비 2만 835원 늘어났다. 가장 많이 방문한 여행길은 지난해와 같이 제주올레(15.9%)였고 해파랑길(9.7%), 지리산 둘레길(8.0%), 덕수궁 산책길(5.9%) 등이 뒤를 이었다. 상위 10위권에 새로 진입한
  • “걷기여행 즐기는 20~30대 많아져…나홀로 걷기도 급증”

    “걷기여행 즐기는 20~30대 많아져…나홀로 걷기도 급증”

    걷기 여행을 즐기는 젊은 층이 많아지고 이른바 ‘혼행’(혼자여행) 트렌드에 맞춰 ‘나 홀로 걷기’ 여행을 즐기는 경우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이 같은 내용의 ‘2019년 걷기 여행 실태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걷기 여행은 다른 지역의 걷기 여행길을 방문해 지역의 자연과 문화, 역사를 감상하고 체험하는 활동으로, 생활 체육의 걷기와는 구분된다. 조사 결과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국민 약 1천600만명이 연평균 4.2회 걷기 여행을 한 것으로 추산됐다. 국민 중 걷기 여행을 경험한 비율을 뜻하는 걷기 여행 경험률은 37.0%로 전년 대비 6.1%포인트 증가했다. 경험률은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한 가운데 특히 20대와 30대에서 각각 9.7%포인트, 12.1%포인트의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걷기 여행의 매력으로는 느리게 걸으며 구석구석 발견하는 아름다움, 여유, 건강, 생각 정리, 자연 감상 등의 순으로 꼽혔다. 걷기 여행에는 가족(50.8%)이나 친구(33.0%)와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혼자 여행하는 경우도 전년도 5.0%에서 17.7%로 눈에 띄게 늘면서 ‘혼행’ 트렌드를 반영했다. 걷
  • 얇디얇게 쫄깃쫄깃… 1년에 딱 한 달 임진나루 황복회의 호사

    얇디얇게 쫄깃쫄깃… 1년에 딱 한 달 임진나루 황복회의 호사

    임진나루의 명물 ‘황복’ 철이 돌아온다. 12일 오후 6시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리를 찾았다. 한국전쟁 전만 해도 걸어서 개성, 평양, 신의주, 중국 베이징 방향으로 가려면 반드시 통해야 했던, 사실상 ‘국도 1호’의 끝 지점이다. 북으로 향하는 길목이자 포구인 임진나루 좌우에는 언제든지 폭파해 길을 막을 수 있는 ‘도로 방호벽’이 육중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50년 전에는 좌우에 음식점이나 집들이 가득했지만 지금은 음식점만 대여섯 곳 남아 있었다. 1년에 딱 한 달 자연산 황복만을 요리하는 ‘토박이’ 음식점들이다. 번성했던 옛 모습은 모두 사라지고 ‘이야기’만 남았지만 마을 주민들은 “황복은 대한민국에서 임진나루 황복이 최고”라며 미소 짓는다. 임진나루는 1592년 임진왜란 때 이곳을 건너 선조가 몽진한 부끄러운 역사가 있는 곳이다. 조선과 중국의 사신들이 한양에서 중국을 오가는 사행길이기도 했다. 좌우 산줄기를 따라 성을 쌓고 좌우 길이가 133보인 진서문이 있던 자리다. 한국전쟁 전에는 면 소재지였으나 흔적은 찾지 못하고 있다. 오른쪽으로 걸어서 15분여 거리에는 율곡 이이 선생 본가 마을에 자리한 화석정이 있다. ●배에 가시 있
  • 100가지 빛을 품은 봄… 탐나는구나 너의 밤

    100가지 빛을 품은 봄… 탐나는구나 너의 밤

    한국관광공사가 국내 곳곳의 야간 관광자원과 프로그램을 모아 ‘야간관광 100선’을 발표했다. 야간관광은 코로나19로 침체된 관광산업의 회복을 위해 정부와 공사가 올해 추진 중인 신규 핵심 사업이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와 전문가 추천, SK텔레콤 T맵의 야간시간대 목적지 빅데이터(281만건) 등을 통해 약 370개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한 뒤 이를 토대로 야간관광 매력도, 접근성, 안전, 지역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종 100선을 선정했다. 경북 경주의 동궁과 월지 등 전통의 명소들이 강세를 유지한 가운데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등 ‘신상’ 명소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다만 덕수궁 돌담길과 중화전, 반포한강공원과 세빛섬(이상 서울) 등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자원을 둘로 나누면서 다른 지역의 유망한 곳이 탈락하는 아쉬움도 남겼다. 서울에선 모두 23곳이 선정됐다. 전국의 지자체 중 단연 압도적인 숫자다. 중구의 서울로 7017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종로 낙산공원·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북촌6경·서울빛초롱축제, 송파 서울 스카이·석촌호수, 노원 화랑대 철도공원, 기타 밤도깨비 야시장 등 어지간한 야경 명소는 모두 포함됐다. 이 가운데 북촌6경의 경우 낮 시간
  • 바위 틈 발그레 핀 너… 물드는구나 나의 맘

    바위 틈 발그레 핀 너… 물드는구나 나의 맘

    단언컨대 여기는 진달래의 영토다. 칼처럼 뾰족 솟은 암봉도 지금 여기에선 꽃을 돋보이게 하는 보조 장치에 불과하다. 전남 강진의 덕룡산(德龍山). 고도는 낮아도 험하기가 설악의 용아장성을 뺨친다는 산이다. 그 산의 바위 벼랑 사이에 지금 연분홍 진달래가 장관이다. 진달래 하면 저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라는 애잔한 시구로 기억되는 꽃이다. 애이불비(哀而不悲)의 정한 가득한 진달래가 어떻게 험상궂은 바위 벼랑 틈마다 여린 꽃잎을 심어 둔 건지, 볼수록 신기하다. 그래도 이런 부조화의 아름다움이 좋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것들이 어우러지는 모습 말이다. 개체수가 많지 않으면 또 어떠랴. 노류장화처럼 흔천인 것보다 외려 이편이 더 낫다. 덕룡산은 찾는 이가 많지 않은 산이다. 그래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염두에 둬야 하니 가급적 올봄일랑 지면과 랜선으로 즐기시고 내년 봄을 기약하시길. 덕룡산의 이름을 한글로 풀면 덕이 있는, 그러니까 후덕한 용의 모습을 한 산이라는 뜻이다. 뭐 용의 등뼈를 닮았다는 건 그렇다 치자. 창날처럼 솟은 희디흰 암봉들이 실제 꿈틀대는 백룡을 보는 듯하니까. 한데 덕이 있다는 것에는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다. 이 산은 두
  • 제주관광 슬슬 회복세…“여행 자제” 관광도시의 호소

    제주관광 슬슬 회복세…“여행 자제” 관광도시의 호소

    코로나19 여파로 크게 감소했던 제주 관광객이 소폭 회복세를 보이자 제주도 보건당국이 우려감을 표했다. 배종면 제주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8일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순간의 실수가 통제불능으로 갈 수 있다”며 관광객의 제주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배 단장은 “통제불능이 되면 인내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제주 경제가 그만큼 어려워지는 것”이라며 “제주행 항공편 증편이 된다고 하니 고민스럽다. 제주 방문할 때 단기간 여행은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배 단장은 특히 “최근 무증상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증상이 없다고 제주에 여행 오면 지역주민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제주 12명의 확진자 가운데 11명이 타 지역에서 감염돼 도내에 유입된 사례다. 나머지 한명도 해외 유학생 가족에게 전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희룡 지사도 이날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에는 방문객 받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며 “전국적인 차원에서 완화되면 그 흐름을 같이 가돼 공항과 항만을 국경 수준으로 철통방어하는 형태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방역을 완화하면 제주에 관광객이 급격하게 몰
  • ‘떨림’ 그리움에 사무치다…‘울림’ 속세에서 피안으로

    ‘떨림’ 그리움에 사무치다…‘울림’ 속세에서 피안으로

    피안앵(彼岸櫻). 절집에서 자라는 벚나무를 이르는 말이다. 고단한 현실의 강 너머 피안의 세계로 이끄는 나무란 뜻이다. 벚꽃 흩날리는 이맘때라면 대개는 벚나무 무리지은 명소를 찾기 마련이다.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올해는 방향을 달리해 보자. 벚꽃 몇 그루 핀 적요한 절집을 찾아 한나절 어슬렁대는 건 어떨까. 그렇게 피안앵이 아름다운 절집을 찾아 나선 길이다. 하필 벚꽃이 절정일 때 사회적 거리두기도 절정의 순간을 맞았다. 대한민국의 ‘벚꽃 성지’인 경남 창원 여좌천, 경화역 등이 폐쇄됐고, 서울 여의도 윤중로 등 내로라하는 전국의 벚꽃 명소들도 줄줄이 문을 닫아걸고 있다. 유명 벚꽃 관광지는 피하고 덜 이름났으면서도 나름의 빼어난 풍경을 가진 숨은 여행지를 찾아 전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은 셈이다. ●배배 꼬인 둥치 위에 연분홍 꽃잎의 봄마중 봄이 오면 꼭 찾아보리라 별렀던 곳이 있다. 경남 양산의 극락암이다. 대가람 통도사에 딸린 열아홉개 산내 암자 중 하나다. 코로나19의 기세가 여전히 등등한 상황에서 산문을 닫지나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아직 문은 열려 있다. 극락암은 통도사에서 4㎞ 정도 떨어져 있다. 걷자면 한참이지만 자동차로는 금방이다.
  • 가늘어도 길게 남는 고소함

    가늘어도 길게 남는 고소함

    초봄 이맘때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에 가면, 그것도 짧은 한 달 안팎에만 회로 먹을 수 있는 해산물이 있다. 실치다. 올봄은 코로나19 사태로 뒤숭숭하지만 손님은 어김없이 북적거린다. 실치잡이 배를 몰면서 음식점도 운영하는 장고항리 이장 강정의(60)씨는 29일 “우리 가게만 주말 하루 800명 안팎이 찾는다. 실치회를 한번 맛본 사람들이 그 맛을 못 잊어 이 상황에도 또다시 찾는 것”이라며 “실치축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서울, 경기는 물론 부산과 포항 등 전국에서 사람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 손님 가운데 코로나19 확진환자라도 나오면 봄철 장사는 다 끝난다. (손님들이) 와도 걱정, 안 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치는 전북 부안 곰소 등에서도 잡히지만 축제를 하는 데는 장고항뿐이다. 김기용(50) 실치축제위원회 사무국장은 “4월 23~25일 축제를 계획했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그래도 요즘 금·토요일에 4만~5만명이 실치를 먹으려고 온다”고 전했다. 어수선한 국가비상 상황에도 장고항에 이처럼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은 한 해 중 실치회를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흰베도라치’ 새끼인 실치는 3월 초부터 잡히지만 회로 먹기에는 4월
  • “답답해서 나왔어요” … 임진각 상춘객들로 ‘북쩍북쩍’

    “답답해서 나왔어요” … 임진각 상춘객들로 ‘북쩍북쩍’

    지난해 10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올들어 확산하기 시작한 코로나19로 관광객이 급감했던 임진각 안보관광지가 상춘객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마땅히 갈 곳이 없는 나들이객들이 위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야외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29일 경기 파주시에 따르면 휴일인 28~29일 임진각 방문객은 오후 2시 현재 1만 1000여명으로, 한달 전 주말 대비 약 40% 늘었다. 지난 주 휴일이었던 21~22일에도 1만 140명이 방문했다. 주차장 관리자는 “봄이 깊어질 수록 점점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면서 “오히려 전년도 같은 기간 보다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임진각 입주 상인들은 “돼지열병 확산으로 지난 해 10월 부터 제3땅굴·도라전망대 등의 안보관광이 중단되고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6개월 가까이 개점휴업 상태였으나, 이달 중순 부터 갑자기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327억원을 들여 지난 달 말 시험운행을 마친 파주 안보관광의 명물 ‘임진각 평화 곤돌라’는 당초 지난 1일 정식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연기를 거듭한 끝에 다음달 5일 가동할 계획이다. 곤돌라는 임진각 남쪽 승강장을 출발해 임진강을
  • 십자가 길의 선물… 집콕 피로를 날리다

    십자가 길의 선물… 집콕 피로를 날리다

    보통의 풍경이 사라진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종교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평범한 일상이 이어지는 것에 고마워하라는, 그러니까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의 의미를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지금은 누구에게나 위로가 필요한 시기다. 물리적 방역 못지않게 심리적 방역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충남 당진에 차분히 돌아볼 여행지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명소로 떠오른 곳이 많단다. 수도권에서 그리 멀지 않아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좀더 솔직해지자면, 당진을 찾은 게 사실 이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여태 코로나19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이게 더 큰 이유였다. 25일 현재 당진에는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실내와 달리 야외에서만큼은 시원하게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아직 바이러스의 기세가 등등한 만큼 당장 다녀오시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상황이 차분히 정리된 뒤 ‘집콕’에서 쌓인 먼지들을 털어낼 겸 발걸음하는 것도 좋겠다. ●김대건 신부 태어난 ‘솔뫼성지’엔 교황의 흔적 당진엔 천주교 성지가 두 곳이다. 솔뫼성지와 신리성지다. 둘 다 한국 천주교사에서 주요 지역으로 꼽히는 합덕면에 있다. 이름값으로는 솔뫼성지가 단연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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