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수능 응원전

코로나가 바꾼 수능 응원전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20-12-02 21:12
수정 2020-12-03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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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예방 위해 시험장 앞 집합금지
SNS 활용 응원 문구·영상 만들어 올려
운동장에 LED 촛불 2700개 만들기도
“올해는 응원 못 받을 줄 알았는데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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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올리고… 손편지 쓰고… 수능 新풍속도
영상 올리고… 손편지 쓰고… 수능 新풍속도 충북 청주 충북여고 2학년 3반 학생들이 지난달 25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3학년 3반 학생들을 응원하는 영상에서 손편지와 선물 꾸러미를 들고 있다.
충북여고 제공
충북 청주 충북여고에 다니는 2학년 허민경(17)양은 지난달 25일 같은 반 친구들과 손편지를 쓰고 선물 꾸러미를 만들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3학년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선배들 얼굴을 볼 수 없어 대신 응원 영상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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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新풍속도
수능 新풍속도 경기 수원 영덕고 학생들은 수험생을 위해 운동장에 발광다이오드(LED) 촛불로 “날개를 펴고 비상하리라”라는 문구를 적고 응원했다.
영덕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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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新풍속도
수능 新풍속도 한 고2 학생은 인스타그램에 ‘수능 대박’이라고 적은 다이어리를 찍어 올렸다.
스터디채니 제공
학급을 대표해 ‘자매반’인 3학년 3반에 영상과 선물을 전달한 허양은 2일 “코로나19 때문에 단체로 언니들 교실을 찾아갈 수도 없고 수능날 학교 앞에서 응원도 할 수 없어 못내 아쉬웠다”면서 “선생님 제안으로 응원 영상을 만들게 됐는데, 선배들이 ‘덕분에 힘이 나고 수능을 잘 볼 것 같다’고 말해줘 뿌듯했다”고 말했다.

해마다 수능일이면 수험장인 학교 앞에는 후배들이 시험을 보는 선배들에게 간식과 따뜻한 차를 나눠주고 응원의 함성을 지르며 선배들을 응원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500명씩 쏟아지는 가운데 치러지는 올해 수능에서는 추억의 응원전을 볼 수 없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시험장 앞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고 응원 자제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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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게 입으세요”… 명불허전 수능 한파, 체감온도 영하 3~5도
“따뜻하게 입으세요”… 명불허전 수능 한파, 체감온도 영하 3~5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2일 서울 용산구 선린인터넷고에서 마스크를 쓴 수험생들이 수험표를 받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수능일인 3일 아침에는 서울(영하 2도)을 포함한 대부분 지역이 영하로 떨어지고 바람도 불어 체감 온도는 1~3도 더 낮겠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학생들은 금지된 현장 응원 대신 응원 영상이나 응원 문구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등 비대면 응원에 열을 올렸다. 경기 수원 영덕고등학교 학생들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수능을 앞둔 3학년 선배님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응원이 되고자 영상을 제작했다”며 약 3분짜리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학생회와 1·2학년의 1~13반 학생들이 한마디씩 응원 발언을 외치는 장면이 담겼다. 구독자가 87만명에 달하는 유튜버 ‘울산큰고래 박성주’도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이 영상의 백미는 운동장에 학생회 학생들이 2700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촛불로 “날개를 펴고 비상하리라”라는 문구를 그려내는 마지막 장면이다.

영덕고 학생들은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따라 등교 일정이 번번이 달라져 영상 제작과 전달 모두 쉽지 않았다고 했다. 영상부에서 활동하는 심규진(17)군은 “1학년, 2학년이 등교하는 날이 달라 촬영과 제작에 5일이 걸렸고, 고3은 3교시까지만 대면 수업을 듣고 하교하기 때문에 영상을 다 같이 모인 교실에서 틀지 않고 SNS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 영덕고 고3 학생은 SNS에 “올해는 수능 응원을 받지 못할 줄 알았는데 감격했다”며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영덕고 학생회장 전용운(17)군은 “주변 고등학교는 문에 선배들을 응원하는 글을 적은 포스트잇을 하트 모양으로 붙이는 방법 등으로 안전하게 응원하고 있다”면서 “모두가 코로나19 속에서 힘들게 공부한 만큼 더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수능 예비소집일인 2일에는 드라이브스루로 수험표를 받는 수험생들에게 떡도 전달했다.

SNS에서도 다양한 응원 메시지가 쏟아졌다. 자신의 공부 계획이나 필기방법을 올리는 ‘공스타그램’ 계정 ‘스터디_채니’(study_chany)를 운영하는 고2 A(17)양은 다이어리에 알록달록한 손글씨로 “다들 수능에서 최고점을 받기를 기도하겠다”고 적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2020-12-0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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