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미한 학폭, 학생부 안 쓴다… 전담 변호사도 확충

경미한 학폭, 학생부 안 쓴다… 전담 변호사도 확충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9-01-30 22:36
수정 2019-01-3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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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위 개선안 내년 1학기부터 추진

교육부, 지원청에 학폭 변호사 적극 지원
학폭위 내 학부모 위원도 3분의1로 축소


서면사과·접촉금지 등 교내선도형 조치
입시 악영향·법정 다툼 우려 1회 미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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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30일 발표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개선안은 학폭위의 전문성 부족과 교사·학교의 업무부담 가중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정리된다. 그간 학폭위는 결과에 불복해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아 오히려 갈등을 키운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또 교사도 학폭위 업무 자체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를 호소해 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보내는 한편 개선안이 제대로 정착되기 위한 지원을 촉구했다.

학폭위를 학교보다 상급기관인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는 방안은 내년 1학기 시행을 목표로 추진된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지원청에 학교폭력 담당 변호사 등 전문 인력 확충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현행 절반 이상으로 규정된 학폭위 내 학부모 위원도 3분의1 수준으로 낮춘다. 전문성을 높여 학폭위 결론에 대한 학부모들의 수용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앞으로 1년간 각 지원청이 전문 인력과 업무 처리 능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7년 전국 1만 1636개 초·중·고교의 학폭위 심의 건수는 3만 1240건에 달했다. 학교 평균 19건의 심의를 한 셈이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144개 초·중·고교가 있는 강동송파교육지원청의 경우엔 1년에 2700건이 넘는 학폭위 심의를 처리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수치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학교에서 자체 해결할 수 있는 경미한 사안을 제외하면 실제 지원청으로 넘어가는 심의 건수는 전체의 30~40% 정도가 될 것”이라면서 “올해 준비 기간을 거쳐 적용하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1학기 중 적용 목표인 학교자체해결 제도는 학폭위를 열지 않고도 학교장이나 학교 내에서 교육적 방법으로 사안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다만 피해 학생과 보호자의 동의를 반드시 문서로 받아야 하고 재산상의 피해가 없고 2주 미만의 신체·정신상 피해 등으로 적용 대상을 한정했다. 의도적으로 폭력 사안이 은폐·축소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해결 뒤에도 피해자가 원할 경우 학폭위를 개최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엔 무조건 학생부 기재 대상이었던 학폭위 심의 결과는 사안이 경미한 것으로 분류되는 1~3호(서면사과, 접촉금지, 교내봉사) 교내선도형 조치의 경우 1회에 한해 학생부 기재를 유보할 수 있게 했다. 입시에 부정적 영향을 우려한 학부모들의 법정 다툼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다. 이는 시행령 규칙만 바꾸면 돼 올 1학기 중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역시 4호 이상의 징계(학급교체, 전학, 퇴학 등)를 받은 학생이나 학부모 측에서 학생부 기재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소송전을 벌일 가능성 등도 배제할 수 없다.

교총은 “학교자체해결제 도입 시 1~3호 조치의 경미한 사안에 대한 기준을 좀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전교조는 “지원청에 대한 인력 확충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9-01-3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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