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개국 학업성취도평가 분석
읽기 24분·수학 24분·과학 28분60분 제한 시간 절반도 안 써
문답풀이에 익숙해진 습관 때문
운동 시간은 OECD 중 최하위
●“여유 가지고 문제 푸는 습관 필요”
이 같은 결과는 2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15’ 결과를 토대로 우리 학생의 학업성취 특성을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 PISA 시험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학생 등의 읽기·수학·과학 성취도를 점검하기 위해 3년마다 치러지는 평가다. 2015년에는 OECD 회원국 등 전 세계 72개국 만 15세 학생 54만명을 대상으로 시행됐으며 우리나라 학생 5749명(중3·고1)이 참여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PISA 테스트의 과목당 제한시간은 60분인데 우리나라 학생들은 중앙값을 기준으로 읽기 과목은 24분, 수학은 24분, 과학은 28분 만에 문제 풀이를 끝냈다.
중앙값이란 문제를 가장 빨리 푼 학생부터 가장 늦게 푼 학생까지 나열했을 때 딱 중간에 있는 학생의 문제 풀이 속도를 뜻한다. 세 과목의 문제 풀이 시간은 72개국 학생 중 가장 빠른 것이다. 우리 학생들의 성적은 72개국 중 읽기 4~9위, 수학 6~9위, 과학 9~14위(오차범위 내 최저·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전과목 성취도 1위 국가는 싱가포르
반면 같은 시험에서 전과목 성취도 1위를 차지한 싱가포르 학생의 문제풀이 시간은 읽기 약 32분, 수학 약 28분, 과학 약 37분으로 우리보다 느렸다. 한국 학생들은 서술형 문제보다 제한된 시간 내 정해진 답을 구하는 문답풀이에 익숙해져 습관적으로 문제를 빨리 푼 것으로 해석된다. 교육과정평가원 측은 “2015년 PISA 시험에서 우리나라 학생의 성취도 순위가 이전보다 떨어졌다”면서 “이유는 정밀하게 분석해 봐야겠지만 조금 더 여유 있게 문제를 풀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원 등 일정에 쫓겨 운동하는 시간도 세계에서 가장 적었다. PISA 테스트를 본 OECD 회원국 등 55개국 학생들에게 ‘가장 최근 학교에 등교했던 날 방과 후 운동을 했느냐’고 물어보니 우리나라 여학생의 29.2%, 남학생의 55.5%만 운동을 했다고 답했다. 55개국 중 가장 적은 비율이다.
또 우리나라 학생들은 전반적으로 모범적으로 학교 생활을 했다. ‘PISA 검사일을 기준으로 지난 2주 동안 무단결석을 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1.9%로 설문조사에 참여한 55개국 중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또 우리나라 학생의 경우 PISA 검사일 기준으로 지난 2주 동안 지각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19.4%로 참여국가 중 두 번째로 낮았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7-11-29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