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성추문 잇따른 부산 고교서 “학교 부실대처” 대자보

교사 성추문 잇따른 부산 고교서 “학교 부실대처” 대자보

김지수 기자
입력 2017-11-28 15:47
수정 2017-11-2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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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교사들의 성추문 혐의가 잇따라 불거진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학교 측의 부실한 대처를 지적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학생들이 붙인 대자보 [독자제공 =연합뉴스]
학생들이 붙인 대자보 [독자제공 =연합뉴스]
28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전날 부산 사하구의 모 고등학교 벽면에는 성추문 교사의 엄벌과 학생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대자보가 나붙었다.

해당 학교에서는 지난 7∼10월 남자 교사 3명에 대한 성추문이 잇따라 불거져 나왔다.

A교사는 여학생 4명에게 안마를 시키거나 손목을 잡아 추행한 혐의로, 기간제 교사 B씨는 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각각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넘겨졌다.

같은 학교 교사 C씨도 길에서 처음 본 16세 여성 청소년의 팔을 잡아끌며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피해자가 진술을 거부하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현재 A교사는 직위해제, B교사는 계약 해지된 상태다.

C교사는 무급 연수를 받고 있다.

학생들은 대자보에서 학교 측의 안일한 대응을 질타했다.

학생들은 “용기가 없어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말들 허공에 사라지지 않게, 이 글이 학교를 바꿀 수 있다는 마지막 믿음으로 묻는다”면서 “학생들이 교사들에 의해 성추문에 휘말릴 동안 학교는 과연 무엇을 했는가”라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여러 번의 (성추문) 사건이 반복되는 동안 학교는 반성하고 대안을 마련할 수많은 기회를 놓쳤다”면서 “그들(학교)은 우리를 보호키 위한 어떤 실질적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학교가 성추문 사건의 대안으로 학생인권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인권위 구성비율이나 현안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는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성추문 사건을 외부에 발설하지 못하게 함구령을 내리기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달부터 해당 학교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부산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수능을 전후로 감사를 잠시 멈춘 상태였다”면서 “곧 감사가 재개되면 학생들이 대자보에서 제기한 의혹들에 대한 부분도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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