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북 2차례 행사 사전신청만 8천명…정원 넘쳐 임시좌석 배치
“수시 넣을까 정시 집중할까…작년 자료 활용 못해 막막”24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
평일 낮임에도 한눈에 봐도 대학생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중년들의 행렬이 이곳 역부터 약 300m 떨어진 한국외대까지 끊임없이 이어졌다.
수능을 마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24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오바마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18 대입입시설명회’에서 정시배치표, 수능 등급컷 등을 참고해 전문가의 입시전망을 경청하고 있다. 2017. 11. 24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이날 외대 오바마홀에서는 2018학년도 수능 이후 첫 입시설명회가 종로학원과 종로학력평가연구소, 하늘교육 공동주최로 열렸다.
설명회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1시께 이미 주최 측이 설치한 약 1천개 플라스틱 의자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차 있었다.
예정 시각인 오후 2시가 가까워질수록 사람이 늘었고 결국 준비된 의자가 부족해 상당수 참석자는 뒤편 계단에 앉아야 했다. 주최 측은 계단 일부를 덮고 있던 대형 현수막을 급히 걷어 추가 자리를 확보했다.
지원참고표(배치표) 등 입시자료를 받으려는 줄이 길게 늘어서면서 사람들을 신속히 이동시키려는 진행요원들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이어다. ‘정시합격예측서비스’ 현장할인 부스에도 사람들이 줄을 섰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한국외대 설명회에 약 3천명, 오늘 오후 6시에 강남구 진선여자고등학교에서 진행될 설명회에는 5천여명이 참가신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 중에는 수험생보다 학부모가 많아 보였다.
행사장에 자리를 잡은 학부모들은 낮은 목소리로 자녀의 성적을 공유하거나 펜으로 입시자료에 밑줄과 동그라미를 치면서 입시자료를 꼼꼼히 읽어내려갔다.
참석자들은 올해 처음 시행된 영어 절대평가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삼수생 엄모(19)군은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돼 대학입시 전반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다른 학생들이 영어공부를 덜 하고 다른 과목공부를 더 했을 테니 국어·수학·탐구 성적을 다들 잘 받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한의예과를 지망한다는 엄군은 올해 수능이 작년보다 어렵게 느껴졌다고 했다.
이번 설명회 현장관리를 담당한 이민섭 종로학원 강남본원 문과원장은 “학생과 학부모들은 영어 절대평가가 대입에 어떤 영향을 줄지 가장 궁금해한다”면서 “수시모집 탈락이 예상돼 정시모집을 준비해야 하는 경우, 자신의 성적으로 어떤 대학에 갈 수 있는지 비교할 자료가 없어 막막해 한다”고 설명했다.
영어 절대평가 전환이라는 큰 변화에 따라 작년 입시 결과를 올해 정시 지원 준거로 활용할 수 없다 보니 학생과 학부모들이 ‘깜깜이’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당장 다가오는 주말부터 수능 이후 대학별 수시 전형이 본격화하다 보니 수시 전형 응시 여부를 정하고자 설명회를 찾는 이들도 많았다.
전국단위 자율학교인 공주사대부고 3학년인 이과생 이모(18)양은 “내일과 다음 주 주말 논술시험을 본다”면서 “논술에 가야 할지 정시에 집중할지 고민돼 설명회에 왔다”고 말했다.
공과대학에 가고 싶다는 이양은 “국어는 생각보다 쉽게 풀었지만, 수학이 예상보다 어려워 기대한 성적을 얻지 못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설명회를 찾은 재수생이나 반수생 중에는 작년에 수시로 대학에 간 탓에 정시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사항밖에 몰라 답답한 마음에 설명회를 찾은 이도 많았다.
대입에서 수시 비중이 워낙 높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다.
작년 수시로 인문계 학과에 진학했다가 체대에 가고 싶은 마음에 반수했다는 김재현(19)군은 “정시 경험이 없어 어떻게 진행되는지, 분위기는 어떤지 보려고 설명회에 왔다”고 밝혔다.
반수생 민모(19)양은 “수능은 나쁘지 않게 봤다”면서 “생명공학 관련 학과에 가고 싶은데 작년에는 수시로 대학에 가서 정시에 대해서는 잘 몰라 설명회를 오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