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불균형 조율 기준 필요”…‘고교학점제’ 100곳서 시범도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공정성, 형평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9일 “내년 고교 학생부 기재 항목을 간소화하고 항목당 분량도 정량화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겠다”고 말했다.학생부 항목 가운데 일부가 빠지고 항목별 글자 수도 제한하는 방식으로 기재 방식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교육공약 1호인 ‘고교학점제’를 내년에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학교 100곳도 지정한다.
김 부총리는 이날 강원 평창군 횡계초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학생부 개선 관련 연구를 마무리하고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쯤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학생부 기재 항목이 너무 많고 기재 기준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서 기재 항목을 간소화하는 방안과 학생부 항목별 글자 수 제한 등을 설명했다. 그는 “학생부가 학교별로 2~3장 정도만 기록하는 곳부터 수십 장씩 작성하는 학교까지 있는데, 이런 불균형을 조율할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행 학생부 11개 기재 항목 중 일부가 제외되고 항목별로 적을 수 있는 글자 수도 제한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교육부는 앞서 학생부가 입시 불신을 초래하는 ‘원흉’으로 지목받자, 올해 하반기부터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 정책연구를 벌여왔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 대학, 관련 전문가 등을 상대로 학생부 기재 방법 등에 대한 요구를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학생부 항목 구성을 바꾸는 등 개선 방안을 찾는다. 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전국진학지도협의회 등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학생부 기재 항목 중 가장 불필요한 항목으로 ‘방과후학교 수강내용’, ‘인적사항’, ‘창의적 체험활동 누가기록(오랜 기간에 걸친 구체적인 기록)’ ‘학적사항’, ‘학교스포츠클럽활동 자격증 및 인증 취득사항’ 등이 우선순위로 꼽혔다.
김 부총리는 아울러 고교학점제에 대해서는 “우선 연구학교와 선도학교 제도를 도입해 연구학교로는 일반고 30개교와 특성화고 30개교를 지정하고 선도학교로 혁신고 등 40개교 정도를 선정해 1단계 고교 학점제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며 “오는 20일 전후 이런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평창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7-11-10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