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6년간 평균 경쟁률 2대1 안 되는데… 장학생 2배 늘리는 드림장학금

[단독] 6년간 평균 경쟁률 2대1 안 되는데… 장학생 2배 늘리는 드림장학금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7-11-06 22:34
수정 2017-11-07 00:4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내년 50명 선발·예산 8억 증액

학업장려비 정산·확인도 안 해
80억 파란사다리 장학금도 신설
국회, 중복 수혜 등 재검토 지적

교육부 산하기관인 한국장학재단이 내년에 새로운 유형의 국가장학금을 만들고 장학금 수혜 대상도 2배 이상 늘릴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중복 수혜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상태라 주먹구구로 예산을 편성할 우려가 있어 국회가 결국 사업 재검토를 지적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발행한 2018년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한국장학재단의 내년도 우수학생 국가장학금 예산 분석 결과를 수록했다. 우수학생 국가장학금은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학부생을 대상으로 장학금 지원 및 저소득층 학생 외국유학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모두 7종류다. 재단 측은 이 중 ‘드림장학금’ 장학생을 내년도 50명 정도 선발하겠다며 올해 대비 7억 7800만원을 증액했다. 드림장학금은 내신 2등급 이내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 고교생을 선발해 이들의 유학을 돕는 데 쓰인다.

그러나 이 장학금은 6년 동안 매년 평균 지원자가 25명 수준이고 이 가운데 20명 안팎만 선발할 정도로 참여가 저조했다. 또 학업장려비를 매월 50만~70만원씩 현금으로 지원하면서도 재단 측은 정작 지원금 사용 내용에 대한 정산이나 확인도 하지 않고 있다. 올해 8월까지 7년 동안 선발한 78명 중 10명이 중도포기하기도 했다. 한국장학재단 관계자는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늘린다는 새 정부 기조에 맞춰 증액한 것”이라며 “성적 기준을 완화하면 지원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재단 측은 또 80억여원 규모 파란사다리 장학금도 내년 신설하겠다며 예산을 증액했다.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 대학생 800명 정도를 선발해 외국 대학에서 4주간 어학연수, 진로개발, 문화체험 등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대학생들에게 외국 산업현장 실무 등 다양한 현장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대학 글로벌 현장학습이나 한·미 대학생 교류 프로그램(WEST)과 비교하면 기간만 짧을 뿐 주요 내용은 그대로였다. 비슷한 내용의 장학금을 중복 신청하는 것을 거를 장치는 두지는 않았다.

예산정책처는 이와 관련, 드림장학금에 대해 “현실적인 집행 가능성을 고려해 적정수준의 예산을 반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파란사다리 장학금에 대해서는 “글로벌 현장학습이나 WEST에 참여한 학생은 파란사다리 장학금 참여를 제한하는 등 자격 제한요건을 상세히 공지하라”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7-11-07 11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