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1500명 폐지 반대 집회
“근본적 대안 없는 일방적 정책현장 혼란·학부모 반발만 키워”
내일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
‘자사고 논란’ 기폭제 될 수도
“자사고 무력화 정책 즉각 철회하라”, “일방적인 자사고 폐지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2017년 자사고 폐지 논란
서울지역 23개 자율형 사립고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폐지 정책을 반대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2014년 자사고 6곳 지정 취소 논란
3년 전인 2014년 11월에도 자사고 학부모연합회 회원들이 서대문구 독립문 앞을 행진하며 ‘자사고 지정 취소 철회’를 요구했다.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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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뒤 똑같은 모습으로 재연된 자학연 집회의 배경에는 28일 예정된 경문고·세화여고·장훈고의 재지정 평가 결과에 대한 반발과 함께 자사고 폐지 방침을 구체화하는 서울교육청의 움직임이 있다. 서울교육청은 교육부에 법 개정을 통해 자사고와 외국어고 폐지에 대한 협조를 요구하기도 했다.
문제는 당사자의 한 축인 학부모들은 교육 당국이 제대로 된 ‘자사고 돌아보기’ 없이 일방적으로 일련의 과정을 추진한다고 느낀다는 점이다. 자사고가 바뀌는 입시 경향에 맞춰 진화하는 데 반해 서울교육청의 ‘일반고 전성시대’는 여전히 지지부진이다. 자학연 총무인 유시현씨는 “최근 자사고들은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비해 각종 비교과 프로그램을 알차게 구성한다”면서 “내신에서 다소 손해 보더라도 일반고보다 자사고가 비교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또 그동안 ‘우수 학생을 선점한다’는 이유를 들어 지원율에 따라 면접을 생략하거나, 추첨 전 자기소개서 제출을 금지하는 식으로 자사고 선발방식도 꾸준히 바꿔 왔다. 극심한 반발에도 자사고 학부모들과 면담 한 번 열지 않았다.
이상수 서울교육청 대변인은 이날 정문까지 찾아온 학부모들에게 “지금으로서는 드릴 말씀도 없고 무엇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대화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이와 관련, “일반고 전성시대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못 본 상황에서 시교육청이 자사고 폐지만 일방적으로 열을 올려 비판을 받고 있다”고 했다.
3년 동안 논란의 불씨를 제거하지 못한 상황에서 28일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는 폭발 지점이 될 전망이다. 서울교육청은 이어지는 논란에 “정해진 기준에 따라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자사고 측은 이미 “단 한 곳이라도 떨어진다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며 벼르고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7-06-27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