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국 초3 행복감 비교 연구
컴퓨터·車 등 물질적 상황 1위학교 성적 만족도 등 16위
‘집에서 안전하게 느껴’ 14위
우리나라 초등학교 3학년생들의 ‘행복감’이 최하위권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물질적 상황은 최상위권이었지만 가족과 함께 대화하거나 노는 시간, 학교 성적에 대한 만족도, 선생님과의 관계에 대한 만족도 수준은 조사 대상 나라들 가운데 꼴찌였다.
어린이날을 나흘 앞둔 1일 서울 서초구 우솔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어린이날 기념 체육대회에 참가한 아이들이 긴줄넘기를 하고 있다. 이날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를 보여 체육대회는 실내에서 진행됐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가족, 물질, 학교, 시간 사용 등 7개 영역 가운데 행복 수준이 가장 낮은 영역은 학교였다. ‘학교 성적에 대한 만족도’와 ‘선생님과의 관계’ 모두 16개국 가운데 16위였다. 문항별로는 ‘선생님에게 존중받는다’가 14위, ‘공평한 대우를 받는다’ 14위, ‘학교 가는 것이 좋다’는 15위였다. 가족 영역에서 ‘우리 가족 모두’에 대한 만족도는 4위로 높게 나타났지만 ‘집에서 안전하게 느낀다’와 ‘부모님께 존중받는다’, ‘함께 보낸 2013~2015년 시간’은 모두 14위로 나타났다.
안재진 가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성적에 관한 스트레스를 경험하면서 이런 스트레스가 학교에서의 경험, 교사와의 관계 등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가족 모두’에 대한 만족도가 유독 높게 나온 것에 대해서는 “가족 또는 부모라는 이유로 아동들이 규범적인 차원에서 만족한다고 응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옷, 컴퓨터, 인터넷, 자동차 등 물질 영역에서는 조사 대상 나라들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가진 돈 또는 물건에 대해 ‘얼마나 행복한가’에 관한 질문에는 만족도가 14위에 그쳤고, 자신의 몸과 외모에 대한 만족도는 16위였다. 이 밖에 ‘아동이 무슨 권리를 갖는지 알고 있다’는 12위, ‘우리나라 어른들은 아동의 권리를 존중한다’는 15위였다. 공동 연구를 이끈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물질적 지원에서 벗어나 아동들을 둘러싼 사회환경의 변화를 추구해야 행복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7-05-02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