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행감서 특혜 지적
아시안게임 경기 없는 날도 공결당시 교장 고발·졸업취소 검토
서울시교육청이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로 확인된 최순실(60)씨의 딸 정유라(20)씨가 재학 중 당시 청담고 교장이었던 박모씨에 대한 형사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정이 드러나면 정씨의 졸업 취소도 검토하기로 했다.
14일 열린 서울시의회의 시교육청 행정감사에서는 정씨가 자신이 출전하지 않은 경기 날에도 결석하면서 출석으로 인정받은 여러 정황이 드러났다. 김경자(더불어민주당) 시의원에 따르면 정씨는 국가대표로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한 2014년 9월 20일 단체전, 21일 개인전을 마친 뒤인 25~30일 서울시승마협회가 보낸 공문을 내고 출전도 하지 않은 채 결석했다. 김 시의원은 당시 청담고에 다녔던 다른 승마 선수 학생을 예로 들며 “박 전 교장이 정씨는 공문이 오면 무조건 출석으로 인정했지만 다른 선수는 결석으로 처리했다”면서 “명백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오경환 시의원도 박 전 교장이 공문을 받기도 전에 정씨의 결석을 출석으로 인정한 것도 지적했다. 박 전 교장은 2014년 3월 26일 정씨에 대한 대한승마협회 공문을 결재했는데, 이 공문을 받은 것은 4월 1일이었다. 박 전 교장은 “승마협회 공문에 추호의 의심 없이 협조한 것”이라면서 “학사관리가 소홀하긴 했지만 특혜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박 전 교장이 이미 퇴직했기 때문에 시교육청 차원의 징계는 어렵다”며 “감사 결과에 따라 박 전 교장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의원들은 학교 측의 총체적인 직무유기에 따라 정씨의 졸업도 취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생환 교육위원장은 “의혹들을 샅샅이 검토해 정유라에 대한 졸업 취소를 검토하라”고 시교육청에 요구했다. 박춘란 시교육청 부교육감은 “필요성이 있다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6-11-15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