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박사 따낸 노교수 “배움의 길에는 끝 없어”

두 번째 박사 따낸 노교수 “배움의 길에는 끝 없어”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16-08-28 22:06
수정 2016-08-28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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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세 윤화중 건국대 명예교수

“배움의 길에는 끝이 없지요. 박사학위가 학업의 끝이 아니라, 실천하는 학문 유학의 정신을 삶에서 계속 갈고닦아 나가는 더 큰 배움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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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화중 건국대 명예교수 연합뉴스
윤화중 건국대 명예교수
연합뉴스
지난 25일 열린 성균관대 2015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유학과 박사학위를 따낸 윤화중(81) 건국대 명예교수는 “젊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마음먹기가 쉽지만은 않았지만 돌이켜보니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말하며 환히 웃었다.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한 윤 교수는 건국대 수의대에서 30여년 동안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가르쳤다. 2000년에 정년퇴임한 뒤에는 고향인 충남 공주에 내려가 10여년 동안 집안 문중을 돌봤다. 윤 교수는 “문중의 종사(宗事)를 보려면 유학 지식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공주대 교수인 아들의 권유로 2008년 공주대 역리학과에 입학해 석사학위를 받은 윤 교수는 유학을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에 2010년 성균관대에 재입학했다. 윤 교수는 “이해력에는 자신 있지만 아무래도 기억력이 떨어져 남들보다 몇 시간씩 더 많이 공부하고, 같이 공부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소외되지 않으려고 학교 행사도 열심히 따라다녔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수의학을 연구해 오며 윤 교수가 쌓아온 자연과학 지식은 유학 공부에 큰 도움이 됐다. 이런 성향 때문인지 윤 교수는 유학 경전 가운데서도 가장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중용’(中庸)에 큰 매력을 느꼈다. ‘중용의 천인일관 사상에 관한 연구’로 박사 논문도 썼다.

윤 교수는 “유학을 인간과 동물의 구조와 기능에 빗대니 이해가 훨씬 쉬웠다”고 말했다. “유학이 원인에서 시작해 만물로 뻗어나가는 학문이라면, 자연과학은 현상을 보고 원인으로 파고들어가는 학문입니다. 방향은 다를 뿐 세상을 탐구한다는 점에서는 통하지요. 두 학문을 접목시키면 유학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6-08-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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