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학처장협의회 첫 포럼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합격한 학생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나 논술 등 다른 전형으로 합격한 학생들에 비해 사교육을 적게 받고 사교육비도 적게 들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15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백남음악관에서 열린 ‘제1회 고교-대학 연계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빼곡히 앉아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한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대학 입학처장으로 구성된 전국입학관련처장협의회는 15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백남음악관에서 제1회 고교-대학 연계 포럼을 열었다. 대학과 고교가 올바른 대학 입시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이 포럼은 첫 주제로 최근 선발 비중이 대폭 늘어나면서 공정성 논란이 이는 ‘학생부 종합전형’을 다뤘다.
정명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입학지원실장은 ‘학생부 전형 운영 결과’ 발표에서 서울의 한 대학을 중심으로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과 다른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 간의 사교육비를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다른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은 고3 때 주당 14.1시간 사교육을 받았지만,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은 3분의1인 5.1시간만 받았다. 월간 사교육비 역시 다른 전형은 64만 9000원이었지만, 학생부 종합전형 합격생은 22만원으로 3분의1 수준에 그쳤다.
수도권의 다른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만점 5점의 ‘사교육 유발 인식도’를 조사해 보니 논술은 4.57, 수능은 4.00이었지만 학생부 종합전형의 주 평가요소인 교과 내신과 비교과 활동은 각각 3.01로 낮았다. 2015학년도와 2016학년도 60개 대학의 입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일반고가 76.3%에서 77.0%로, 특성화고는 5.3%에서 6.0%로 늘었던 반면 자율형사립고는 9.3%에서 8.9%로, 특목고도 6.2%에서 5.5%로 줄었다.
대학 관계자들은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선발한 학생들이 대학에서의 학업 성취도가 더 높았다고 했다. 경희대가 2010~2014학년도 2만 4000여명의 학생을 전수조사해 보니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합격한 학생의 평균 학점은 3.37로 가장 높았고 입학사정관 전형은 3.24로 뒤를 이었다. 반면 논술은 3.24, 수능은 3.18이었다.
김현 경희대 입학처장은 “학생부 종합전형은 장점이 많고 긍정적인 전형이지만 고가의 소논문 수업 같은 일부 사례로 비판을 받고 있다”며 “현재 과도기를 견뎌내 잘 정착되도록 고교와 대학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오현 서울대 입학처장은 학생부 종합전형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활발한 토론보다 지식의 암기를 선호하고 비교를 강조해 성적을 내는 시스템과 계량적 결과만 받아들이려는 태도 등이 혼재되면서 비판이 이는 것”이라며 “일부 언론의 비판에 흔들리지 말고 학생부 종합전형의 단점을 개선해야 한국 교육의 체질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6-06-16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