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 폐과·한려대 폐교 후폭풍
서남대가 의대가 있는 전북 남원캠퍼스를 폐과하고 같은 재단의 한려대는 아예 폐교하겠다는 강력한 구조조정안을 7일 내놓은 것은 더는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이다. 대학 입학 연령 인구가 계속 줄고 정부의 부실대학 재정 지원이 제한되면서 앞으로 경쟁력 없는 대학의 퇴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서남대 의대 폐과, 한려대 폐교 결정 이유로는 우선 서남학원 설립자 이홍하씨의 교비 330억원 횡령을 들 수 있다. 서남대는 지난해 교육부의 1주기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아 재정 지원과 장학금·학자금 대출 제한을 받는 등 부실대학으로 지정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려대는 2013년 산업대에서 일반대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사정이 좋지 못하다.
서남대 측은 이를 극복하고자 지난해 명지의료재단을 재정기여자로 선정하고 학교 정상화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명지의료재단이 자금난으로 5년간 8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며 대안이 사라지자 결국 자체 정상화 방안을 마련했다.
빠르게 주는 대학 입학 연령 인구와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을 볼 때 앞으로 서남대, 한려대처럼 스스로 문을 닫는 대학이 줄을 이을 예정이다.
초·중·고교 학생수는 2010년 782만 2382명에서 2015년 681만 9927명으로 5년간 100만명 이상 급격하게 줄었다. 그러나 2010년 81만 7225명이었던 대학 입학 정원은 2015년 77만 4611명으로 고작 4만 2000여명이 줄었을 뿐이다.
교육부가 이에 따른 충격을 줄이고자 부실대학에 정부 재정 지원을 끊으면서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로부터 ‘재정 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된 11곳 가운데 9곳이 지난해 대학 입시 정시모집까지 신입생을 절반 이상 선발하지 못했다.
교육부는 폐교, 폐과 학생들에 대한 특별 편입학을 시행할 예정이지만 갈 곳을 잃은 교수와 직원들의 반대도 거세질 전망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6-06-08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