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한국 수업’ 받는 학생에게 대입 가산점

프랑스 ‘한국 수업’ 받는 학생에게 대입 가산점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6-06-06 22:34
수정 2016-06-07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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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제섹션 운영 21번째 국가로… 내년 9월 교육과정 개설

“프랑스 초·중·고교 학생들은 원한다면 내년부터 한국어와 한국문학, 역사 등을 학교 정규수업 외에 일주일에 6시간씩 배울 수 있습니다. 국제섹션을 이수하면 학생부는 물론 프랑스 대입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 성적표에도 기재가 돼 대학 진학에서도 유리합니다. 이는 한국이 프랑스와 중요한 파트너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제라르 폴 쟈노(59) 프랑스 교육부 국제협력담당관실 국제섹션 담당자는 서울신문과 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이 국제섹션을 개설하는 21번째 국가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면서 “내년은 프랑스에서 한국 교육이 돋보이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 내 케이팝 열풍을 타고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도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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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국제대학촌 내 한국관 준공 예정지. 한국관은 유학생 260명이 거주할 수 있는 252개 방과 공연장, 식당 등 부속시설로 구성된다. 교육부 제공
프랑스 파리 국제대학촌 내 한국관 준공 예정지. 한국관은 유학생 260명이 거주할 수 있는 252개 방과 공연장, 식당 등 부속시설로 구성된다. 교육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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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 조감도.교육부 제공
한국관 조감도.교육부 제공
국제섹션은 언어와 문학, 역사, 과학, 수학 등을 프랑스어와 해당 외국어를 섞어 수업하는 정규교과로,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외국어 강국’으로 꼽히는 프랑스만의 특유한 교육과정이다.

내년 9월부터는 ‘한국 국제섹션’이 운영된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3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티에리 망동 프랑스 교육 및 고등교육연구부 국무장관과 이런 내용의 상대국 언어교육 활성화를 위한 행정약정에 서명했다.

●아틀리에 운영 케이팝 등 활성화될 듯

한국 국제섹션은 한국어와 한국 문학 4시간, 한국 역사와 과학, 수학 중 1과목 2시간 등 주당 6시간 심화학습 과정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쟈노는 “대부분 학업이 우수한 학생들이 국제섹션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국제섹션 이수 여부에 따라 일부 대학에 입학 지원을 할 때 가산점을 받을 수도 있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초등학교 114곳, 중학교 189곳, 고등학교 160곳에서 국제섹션을 운영하고 있다. 영어와 스페인어, 독일어 등 20개 외국어로 개설돼 있다. 한국이 21번째 국제섹션 개설 국가가 된 것은 2015년 11월 올랑드 대통령 방한 이후 진행됐다.

당시 올랑드 대통령은 “2017년부터 바칼로레아 시험 제2외국어 과목에 한국어를 포함하고 한국어를 국제섹션으로 개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 학교에서 한국어의 위상이 중국어, 일본어와 동등하게 된다는 뜻이다.

프랑스 내 초·중·고교에서 한국어의 인기는 아틀리에를 통해 이미 확산하는 추세다. 아틀리에는 프랑스 학교의 방과후 교실 형태를 가리킨다. 태권도나 한국요리, 한국어와 케이팝 등 과목이 주로 개설돼 있다. 지난해에는 9개 지방 교육청 소속 32개 학교(75개 학급 학생 3500명)에서 한국 아틀리에 수업이 진행됐다.

프랑스에서 공부하는 한국인 유학생을 위한 시설도 이번 달부터 건립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일 파리 국제대학촌에서 열린 ‘한국관’ 착공기념식에 참석해 교육 한류의 주춧돌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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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정부가 115억원 부지 무상 제공

내년 11월에 준공되는 국제대학촌 한국관은 양국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고 미래세대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 추진됐다. 현재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뿐 아니라 인도, 캄보디아 등 아시아 국가도 자국 기숙사관을 운영 중인데, 한국은 26번째 국가로 기숙사 운영에 참여한다.

한국관은 260명 내외 유학생이 거주할 수 있는 252개 방과 다양한 부속시설로 구성된다. 200명 규모의 공연장, 식당, 세미나실, 전시실, 사무실, 휴게실, 층별 조리 공간 등을 갖출 예정이다. 전체 수용 인원 가운데 70%는 우리나라 유학생으로, 나머지 30%는 다른 나라 유학생으로 구성된다.

현재 파리3대학 대학원에서 영화 영상학을 배우는 정미라(28)씨는 “파리에서 유학생으로서 집을 구하려면 비용도 많이 들고 관리나 안전 측면에서도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유학생을 위한 기숙사가 마련되는 것은 단순히 주거 공간이 생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면서 “한국관은 파리의 한국 학생들의 모임 장소로도 이용될 것이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파리 국제대학촌은 1차 세계대전 직후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 간의 교류를 통해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고자 1920년 앙드레 오노라 프랑스 교육부 장관 주도로 조성됐다. 프랑스 파리시청에서 남쪽으로 5㎞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140개국 1만 2000여명 유학생이 이용하고 있다.

이번 한국관은 1969년 이후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건립을 진행하는 것으로, 프랑스 정부가 115억원에 이르는 국제대학촌 내 2600㎡ 부지를 무상제공했다는 데에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프랑스 파리에 거주 중인 권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의 학생은 물론 연구자들이 한국관이 없어 다른 나라 기숙사를 전전하며 생활하는 게 안타까웠다”며 “프랑스는 학비가 저렴한 대신 주거비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프랑스로 유학 오는 한국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6-06-07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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