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세월호, 프랑스 청소년도 아파하죠”

“위안부·세월호, 프랑스 청소년도 아파하죠”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16-04-22 22:56
수정 2016-04-2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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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알리기’ 참가 佛 역사교사·학자들

2000년대 들어 日식민지배 집중 조명… 6·25와 냉전 등 전쟁의 아픔 가르쳐
경주 온 일본 학생 보고 밝은 미래 예감

“한국의 학생들이 프랑스 영웅 잔 다르크를 배우는 모습에 놀랐어요. 프랑스에서는 끔찍했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가르치며 전쟁의 아픔을 기억합니다.”(아를레트 파튀르 모리 오를레앙-투르 중·고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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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이배용) 초청으로 지난 17일 방한한 프랑스 역사 교과서 전문가들이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를레트 파튀르 모리 오를레앙-투르 중·고교 역사 교사, 마리안 투즈 아지만 장송드사이 중·고교 역사 교사, 자클린 잘타 파리교육청 역사 장학관, 세바스티앙 베르트랑 파리교육청 그랑제콜준비반 역사 교수.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이배용) 초청으로 지난 17일 방한한 프랑스 역사 교과서 전문가들이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를레트 파튀르 모리 오를레앙-투르 중·고교 역사 교사, 마리안 투즈 아지만 장송드사이 중·고교 역사 교사, 자클린 잘타 파리교육청 역사 장학관, 세바스티앙 베르트랑 파리교육청 그랑제콜준비반 역사 교수.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한국 아틀리에 프로그램을 통해 아리랑과 서예, 태권도를 가르쳐 보니 아이들의 사고력과 집중력이 매우 높아졌어요.”(마리안 투즈 아지만 장송드사이 중·고교 교사)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식민 지배와 6·25전쟁, 경제 기적 등은 한 편의 서사 드라마와 같아 한국 역사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세바스티앙 베르트랑 파리교육청 교수)

“프랑스는 역사 교육에 늘 열정적입니다. 학생들이 현대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을 갖추지 못하게 될까 우려하기 때문입니다.”(자클린 잘타 파리교육청 장학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한국 바로 알리기 사업’의 하나로 초청한 프랑스 역사 전문가 4명은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첫 방문인데 한국의 전통과 문화유산의 뿌리가 깊다는 사실이 무척 매혹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프랑스 교과서에서 한국의 비중이 크지 않아 별도 교육과정을 통해 가르치고 있다”면서 “특히 한국의 6·25전쟁을 알지 못하고서는 냉전시대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프랑스 중·고교 교과서에서 단편적으로 등장한다. 그만큼 현대 한국의 문화와 지적 유산, 역사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잘타 장학관과 아지만, 모리 교사는 위안부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끔찍한 일이에요. 무엇보다 일본의 태평양전쟁이 전선에서만 일어났던 게 아니라 한국민을 짓밟고 억누르는 과정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식민 지배 시기가 암흑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프랑스에서 2000년대 들어 집중적으로 다루는 역사적 문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베르트랑 교수는 “이번에 경주를 방문했는데 일본 중·고교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와 한국 문화유산을 배우는 모습을 보고 한·일 양국의 미래는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아지만 교사는 “한국을 배우는 장송드사이 학생들이 수많은 또래 학생들이 숨진 세월호 사건에 진심으로 슬퍼하고 추모시도 발표했다”면서 “다시는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6-04-2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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