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진상 규명 방해” 등 서술 지적
“의혹 다수… 국가관 해치고 편향된 시각”… 전교조 “교재 편성 자율권 침범” 반발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세월호 참사 2주년을 맞아 제작한 교재에 대해 교육부가 “교육자료로 부적절하다”며 일선 학교 사용 금지 조치를 내렸다. 전교조는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교육부는 전교조가 제작한 교사용 참고서적 ‘기억과 진실을 향한 4·16교과서’가 학교 현장에서 활용되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17개 시·도교육청에 보냈다고 25일 밝혔다. 교육부는 “이 자료가 국가와 정부에 대해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가치판단이 성숙하지 않은 학생에게 사용될 경우 올바른 국가관 형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어 사용을 금지했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은 의혹과 주장이나 특정 언론 및 단체 관련 자료의 제시가 지나치게 많고 비교육적인 표현이나 학생의 성장발달 단계에 부적합한 내용이 많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초등용 자료 2쪽 ‘이 정권은 4·16 참사의 진상규명마저 폭력적으로 방해하고 국민의 분열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서술한 부분에 대해 “현 정권에 대한 편향된 시각과 의견 제시로 학생에게 정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25쪽 ‘아직 아무도 벌을 받지 않았대요’라는 부분도 지난해 11월 이준석 선장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사실과 다르다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중등용 자료 96쪽 ‘단원고 교감 선생님은 인솔자로서 책임을 느껴 자살했습니다’라는 표현도 “학생들이 차후 사건의 책임을 느낄 시 자살을 해야 한다는 생명 경시 풍조를 조장할 소지가 있어 부적절하다”고 교육부는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 공문을 살펴본 뒤 일선 학교에 조치를 취할지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교육부의 조치는 자의적이고 일방적인 것으로, 교재 편성의 자율권을 보장받는 교사의 권한을 침범한 월권”이라고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2016-03-26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