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입학금 100만원 안팎… 국립대보다 5배나 비싸
법적 근거없어 산정근거도 안 밝혀“등록금보다 가파른 인상” 한숨
사립대 “입학 경비로만 쓰진 않아”
“등록금만 300만원이 넘는데, 입학금이라고 91만원이 더 나왔더라구요. 입학식을 하고 학생증 만드는 데 무슨 돈이 그렇게 많이 드는지 전혀 이해가 안 됐죠.”
전국 대학 중 입학금이 가장 비싼 학교는 고려대로, 올해 103만 1000원이었다. 이어 동국대 102만 4000원, 한국외대 99만 8000원, 연세대 98만 5000원, 중앙대 98만원, 한양대 97만 7000원, 성균관대 94만 4000원 등 순이었다. 반면 서울대 16만 9000원을 비롯해 서울시립대 9만 2000원 등 국공립 대학은 크게 낮았다.시민단체인 청년참여연대는 이날 ‘입학금 정보공개청구 보고서’를 통해 대학들이 입학금의 산정 근거와 집행 내역을 밝히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청년참여연대는 “조사 대상 34개 대학 중 산정 근거가 있다고 밝힌 곳은 한 군데도 없었고 세부 지출 내역을 밝힌 6곳 중 사립대는 한신대뿐이었다”고 했다. 청년참여연대 관계자는 “대학은 입학 실비에 근거해 입학금이 집행되도록 기준을 세우고, 교육부는 입학금 산정과 관련해 세부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칙적으로 대학은 고등교육법에 따라 별도로 입학금 산정 근거나 지출 내역을 밝힐 의무는 없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13년 교육부에 입학금 징수 근거 및 집행 세부 지침을 마련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대학들은 ‘입학금’이라는 이름 때문에 공연한 오해가 생겼다는 입장이다. 많은 대학 관계자들이 “입학금은 동호회의 가입비와 같은 성격으로, 총수입금으로 편입해 일반 대학재정으로 쓰는 돈”이라고 했다. 고려대 측은 “입학금은 입학에 관한 경비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며 교직원 인건비, 시설비 등 전반적인 학교 운영에 사용되는 재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 사립대 교직원은 “과거에는 입학금을 입학과 관련한 행정비용으로만 썼지만 물가 상승에 따라 금액을 올리면서 등록금의 일부가 됐다”며 “입학금 인상은 등록금에 비해 학생 반발이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빠르게 많이 오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2016-02-23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