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정보원 미래 수익 보고서
부모가 모두 공장 근로자인 서모(24)씨는 대기업에 입사해 학비 대출을 갚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그는 “설령 취업 포기자가 되더라도 다른 길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 “그나마 대학이 나 같은 ‘흙수저’에게 가장 안전한 미래 수익을 보장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지방대 문과대학에 다니는 이모(21·여)씨는 “나중에 취업이 안 돼 대학 학비도 건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고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을 포기할 수도 없으니 막막하다”고 했다.4일 고용정보원의 ‘대학교육의 투자 수익률 추정’ 보고서에서 따르면 4년제 대졸자가 투자하는 교육 비용은 평균 1억 3300만원이었고, 대학 졸업 후 65세까지 얻는 수익은 4억 7300만원으로 추산됐다. 이를 통해 계산한 대학교육의 투자 수익률은 연평균 7.5%였다. 전문대는 8.1%로 4년제보다 다소 수익률이 높았다. 6600만원을 대학교육에 투자해 2억 5000만원의 미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대학교육 비용은 대학 등록금과 기회비용을 합해 계산했다. 여기서 기회비용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을 경우 포기해야 하는 근로소득, 즉 고졸자의 연봉이다. 이런 수익률은 다른 투자수단인 국고채(1.66%), 회사채(2.11%), CD금리(1.67%) 등과 단선적으로 비교하면 꽤 높은 것이다. 수익률이 높은 펀드나 주식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다. 결과적으로 아직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전공별로 수익률 격차가 컸다. 4년제 기준으로 의약(13.5%), 공학(9.5%), 교육(9.3%) 계열의 수익률은 높았지만 자연(6.6%) 및 인문사회(6.3%) 계열은 평균에 못 미쳤다. 전문대는 공학(10.4%), 의약(8.3%), 인문사회(7.9%), 자연(4.8%) 순이었다.
보고서를 만든 최기성 부연구위원은 “대학에 들어가기까지 투입하는 사교육비를 감안하면 수익률은 이보다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심각한 취업난으로 인문사회 및 자연계열은 향후 수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6-01-05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