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중심 정원조정 대학에 3년간 6천억 ‘당근’

취업중심 정원조정 대학에 3년간 6천억 ‘당근’

입력 2015-12-29 14:58
수정 2015-12-2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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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프라임사업’ 발표…이공계 위주 정원 증가 전망

사회 수요에 맞춰 학사구조를 개편하고 입학정원을 조정하는 19개 대학에 내년부터 3년간 총 6천여억원이 집중적으로 지원된다.

취업·진로 중심 학과위주로 대학 정원을 조정하고 현장 실무능력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함으로써 대학 졸업자는 쏟아지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인력난을 호소하는 ‘인력 미스매치’ 현상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교육부는 29일 이같은 내용의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PRIME 사업)의 기본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프라임사업은 사회·산업 수요 중심으로 학사 구조를 개편하고 정원을 조정하는 ‘사회수요 선도대학’(대형)과 특정 분야의 우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창조기반 선도대학’(소형) 등 두 가지 형태로 추진된다.

사회수요 선도대학은 취업·진로 중심 학과로 대학을 전면 개편하게 된다. 이를 위해 인력수급전망을 기초로 2017학년도 입학정원을 10% 또는 최소 200명 이상 조정해야 한다.

수도권과 지방을 구분해 9개교 내외로 선정되며 1개 학교에 한해 최대 300억원을 지원하는 등 학교당 평균 1천500억원이 지원된다.

창조기반 선도대학은 신기술·직종, 융합 전공 등 창조경제·미래 유망산업을 중심으로 학과를 개편하고 창업학과 같은 교육모델과 대학-기업의 공동 교육과정을 도입하게 된다.

입학정원은 5% 또는 최소 100명 이상 조정된다. 5개 권역으로 나눠 10개 안팎의 대학이 선정되며 학교별로 평균 50억원이 지원된다.

정원 조정은 기존 학과를 폐지하거나 정원을 줄여 산업수요 중심의 학과로 이동하는 경우 등에 해당하며 단순히 모집단위를 통합하는 경우나 학과 통·폐합 등 형식적 조정은 인정되지 않는다.

단 축소·폐지되는 학과의 학생에게는 전공 선택이 보장되며 교육과정도 유지된다. 해당 학과의 교원 신분 보장 대책도 마련된다.

학사 구조 개편은 새로운 학과 신설은 물론, 학과 증원·폐지·감축, 캠퍼스간 정원 조정, 대학간 정원 조정 등을 포함한다.

프라임 사업으로 인문계 등 기초학문이 위축되는 일을 막기 위해 프라임 사업 대학은 지원받는 사업비의 10%를 기초학문 관련 분야 지원과 육성에 쓰도록 했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내년 1월초 각 대학에서 현장 설명회를 연 뒤 3월말까지 사업계획서를 접수하고 3단계 심사를 거쳐 4월말 선정 대학을 발표할 계획이다.

프라임 사업이 시작되면 올해 대학구조개혁 평가로 시작된 대학가의 구조개혁 작업이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 학교에 연간 최대 300억원까지 지원하는 대형 사업인 만큼 이미 일부 대학들은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나름대로 구조개혁을 시작한 상태다.

학령 인구 감소에 맞춰 대학 정원을 줄이기 위해 올해 시행됐던 대학구조개혁평가가 낮은 등급을 받은 대학에 국가장학금 등 정부의 재정지원을 줄이고 정원을 감축하도록 하는 ‘채찍’이었다면 프라임 사업은 적극적으로 취업 친화적인 학과 중심으로 구조를 바꾸는 대학에 재정지원을 집중하는 ‘당근’인 셈이다.

그러나 일선 대학에서는 취업과 진로 중심 학과에 지원을 집중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홀대받는 인문학 계열 등 취업에서 불리한 기초학문 학과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중앙대의 경우 프라임 사업을 염두에 두고 예술대학의 정원을 150∼200명 줄이고 대신 ‘글로벌융합대학’이라는 단과대학을 신설해 줄어든 예술대의 정원을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앙대에서는 또 프라임 사업의 정원 조정 요건을 맞추기 위해 인문대와 사회대 정원 100명을 감축해 공대로 넘길 것이라는 예상도 나와 학내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앞서 인하대에서도 프라임 사업을 위해 철학과와 프랑스언어문화학과를 폐지하고 영어영문학과·일본언어문화학과는 정원을 대폭 줄이는 개편방안을 내놨다가 문과대 교수와 학생들의 심한 반발을 산 끝에 결국 개편방안을 철회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학내 갈등을 막고자 교육부는 프라임 사업을 신청하는 대학의 평가 지표 중 구조개혁에 대한 ‘대학 구성원간 합의’를 배정하는 한편 인문학 진흥을 위한 ‘대학 인문역량강화’ 사업에도 연간 600억원을 신규 지원할 계획이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영 교육부 차관은 “지금까지 대학 구조는 공학을 중심으로 일부 전공에 대한 사회의 수요는 제대로 충족하지 못하면서 한편으로는 인력이 과잉 공급되는 다른 전공이 존재하는 형태였다”면서 “그렇다면 전체적으로 사회 수요가 있는 쪽으로 (구조를) 변경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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