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시도교육감 담판 어떻게
교육부가 24일 누리과정(만 3~5세 공통 교육과정) 예산 편성을 놓고 시·도 교육청을 대법원에 제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중앙정부와 시·도 교육청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보육대란’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양측이 타협점 모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예비비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일부를 편성하는 방법으로 이달 안에 ‘극적인 타결’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굳은 표정으로…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이 24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누리과정 예산 편성 점검 및 대책협의를 위한 긴급 차관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고 있다.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에 대해 누리과정 예산편성의무를 이행하라며 그러지 않을 경우 대법원 제소도 검토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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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23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의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대통령 면담을 요청한 상태지만 스스로도 성사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대립이 이어지고 있지만 교육부와 교육청은 협상의 여지는 남겨둔 상태다. 교육부 관계자는 “차관을 비롯해 지방교육지원국장 등이 계속해서 교육감에게 연락하는 등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면서 “좋은 방안을 찾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역시 대화 자체를 거부하지 않고 있다. 박재성 시도교육감협의회 사무국장은 “교육부와 아예 만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교육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풀 수 있는 좋은 대안이 있다면 교육감이 만날 수는 있다”고 했다. 시·도 교육청은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만 전액 편성해 시의회에 올린 상태다. 일부 시의회가 이 중 일부를 떼어내 어린이집 누리과정을 편성하고 서울, 강원, 광주, 경기, 전남 등 4개 시·도 교육청은 전액 삭감해 내부 유보금 형태로 막아둔 상태다.
이들 시의회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 타결되면 유치원 역시 풀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2조 1000억원인데 이 중 3000억원은 학교환경 개선지원 등 명목으로 우회 지원키로 한 상태다. 결국 1조 8000억원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다.
지난해처럼 정부가 예비비를 추가 지원하는 선에서 갈등이 봉합될 확률이 높다는 게 교육계의 전망이다. 지난해는 예비비 중 5000여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갈등이 봉합됐다.
다만 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해 메우는 방법은 불가능하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부채 비율이 38%에 육박한다. 부채 비율이 40%를 넘으면 파산에 이른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로가 양보해서 절충안을 찾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고, 결국 이른 시점에 교육부와 교육청이 합의에 이르는 현실적인 방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5-12-25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