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학생은 제적 조치돼
여자친구를 감금·폭행하고도 벌금형을 선고받는데 그쳐 논란이 된 광주 조선대 의학전문대학원생 사건에 대해 교육부가 실태 파악에 착수했다.교육부는 조선대에 4일까지 사건의 경과와 학생들의 상황, 이에 대한 학교의 조치사항과 향후 계획에 대해 보고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조선대가 논란을 일으킨 의전원생을 제적 처분하기로 결정한 것과 별도로 교육부 차원에서 사건의 경위 등을 알아보기 위한 조치다.
교육부는 학교측에 사실 관계를 왜곡하면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앞서 광주지법은 같은 의전원생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상해)로 기소된 조선대 의전원생 박모(34)씨에 대해 지난달 30일 벌금 1천200만원을 선고했다.
박씨는 3월 28일 새벽 여자친구 이모(31)씨의 집에 찾아가 전화 응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씨를 감금하고 수차례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폭행을 당하던 이씨가 방으로 피신해 경찰에 신고하자 따라 들어가 전화기를 빼앗고 폭행을 계속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이씨는 갈비뼈 2개가 부러지는 등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그러나 법원은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학교에서 제적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벌금형을 선고해 지나치게 미온적인 판결이라는 지적과 함께 ‘봐주기’ 논란도 제기됐다.
조선대 의전원은 학생 간 격리를 하지 않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하다 여론이 악화하자 1일 학생지도위원회를 열어 박씨를 제적 처분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 징계는 전적으로 학칙에 따르도록 자율화돼 있다”면서 “학교측에서 제적 조치하기로 한 만큼 교육부 차원의 추가 조치는 일단 없겠지만 사후 학칙을 적정하게 적용했는지 등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일을 계기로 학생간 일반 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학교측이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대응 절차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학생간 성폭력에 대해서는 사안 발생 때 대응절차가 법제화됐지만 일반 폭력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다. 따라서 학교측이 이번 사안처럼 미온적으로 대처하지 않도록 성폭력에 준하는 수준으로 대응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