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한국사 근현대사 비중 줄여도 될까

고교 한국사 근현대사 비중 줄여도 될까

장형우 기자
장형우 기자
입력 2015-05-12 23:46
수정 2015-05-13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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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역사교육과정시안 공개

올해 중1인 학생들이 2018년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우리나라 근현대사는 지금보다 덜 배우고, 고구려·백제·신라 등 삼국시대 부분을 더 자세히 공부하게 된다. 하지만 근현대사를 강조하는 최근 세계 역사교육 추세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역사교육과정 연구팀은 12일 연세대에서 2018년 첫 고교 문·이과 통합 교육에 맞춰 개발한 ‘역사과 교육과정 시안’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시안은 중학교 역사, 고교 한국사·동아시아사·세계사 등 4개 과목이다.

대표적인 역사 교과서 국정화론자인 이재범 경기대 교수는 시안과 관련해 “현재 5대5인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의 양적 비율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6대4의 비중이 되도록 조정했다”고 밝혔다. 전근대사 비중이 커지면서 신라 등 삼국시대에 관한 부분이 늘어난다.

하지만 토론자로 나선 구난희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세계의 역사교육 추세는 한결같이 근현대사를 중시하고 있다”면서 “역사교육에서 근현대사가 중시되는 점은 우리가 몸담은 현재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안은 근현대사를 줄인 것이 아니라 전근대사를 늘린 것에 불과해 학습분량이 커지는 형국”이라고 밝혔다.

김정수 충암고 교사도 “시안은 기존 2가지였던 4·19 혁명 이후의 발전과 변화에 대한 성취 기준을 1개로 통합했다”면서 “이렇게 되면 4·19 혁명 이후 역사의 흐름에 대한 파악이 대단히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고 지적했다. 또 “현대사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근현대사의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비판적으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시안은 한국사와 세계사의 연계성을 강화했다. 현재는 한국사 영역과 세계사 영역이 별도로 실려 있지만, 한국사 영역에서 세계사 내용을 통합해 서술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또 고교 세계사 시안은 현재 고대, 중세, 근대라는 시대구분별 서술을 지양하고 지역을 중심으로 기술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2015-05-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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